"수억 떨어진 집값, 2년 전으로 돌아갔어요"…하락장 장기화?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의 악재로 부동산 매수심리가 냉각되면서 가격 내림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거래절벽이 심화 되는 가운데 2년 전 시세로 돌아간 지역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각종 통계를 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값이 최근 내림세로 전환되면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7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2019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35개월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6월(-0.04%) 3년 만에 하락 전환됐다. 이어 지난달에는 0.12% 떨어져 전달 대비 하락 폭이 3배로 커지면서 2019년 6월(-0.11%)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작년 연간 상승률이 25.42%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줄어든 주택 공급과 저금리,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던 2002년(29.27%) 다음으로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은 지난해만 해도 아파트값이 22.6% 오르며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하락 거래가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전용 59.97㎡는 지난해 8월 신고가인 8억 7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약 1년 새 가격이 2억 5000만 원이나 떨어지면서 올해 7월 6억 2000만 원을 나타냈다. 인천지하철 1호선 테크노파크역 인근 ‘송도글로벌파크베르디움’ 63.97㎡ 역시 신고가인 9억 2000만 원(2021년 9월)에서 6억 8500만 원(2022년 7월)으로 내려갔다.


하락장은 지난해 가격 오름폭이 컸던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도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 59.93㎡는 지난해 10월 9억 25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7억 10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6월 무려 16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며 화제를 모았던 경기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84.98㎡는 올해 들어 가격이 13억 원까지 떨어졌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호재에 힘입어 단기간 급등했던 파주 운정신도시 집값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분석한 결과 지난 달 7월 운정신도시에 해당하는 파주시 목동동·와동동·야당동·동패동에서 거래된 21건 모두 신고가 대비 떨어진 가격에 체결됐다.


특히 이 가운데 GTX-A 종착역이 예정된 운정역 인근 신축 단지들의 가격 하락 폭이 더욱 컸다. 목동동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전용 면적 84.9㎡는 2020년 10월 8억 8500만 원(7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26일에는 2억 원 이상 하락한 6억 7000만 원(10층)에 팔렸다. 같은 단지 전용 74.9㎡ 역시 지난해 7월에는 7억 8200만 원(19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7월에는 1억 3200만 원 하락한 6억 5000만 원(11층)에 새로 계약서를 썼다.


부동산 매수 심리도 악화 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6으로 지난주(85.0)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91.1을 기록한 5월 첫째 주 이후 13주 연속 하락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5.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9년 7월 둘째 주(83.2) 이후 약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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