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하방 위험은 커졌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고물가와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완화되며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지속했으나 고물가와 대외 여건의 악화로 경기 하방 요인이 고조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7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더 나빠지지도, 더 좋아지지도 않았다는 의미다.
이달에도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은 비슷했지만 미래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현재 경기 상황은 지난번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미래 전망은 조금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고물가가 계속되고 미국·중국의 경제가 안 좋아지고 있으며 금리 인상도 시차를 두고 (경기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파른 물가 상승세의 영향으로 소매 판매가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3% 오르며 전월(6.0%)보다도 오름 폭을 확대하며 2개월 연속으로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급격한 상승세 속 4월 103.8을 기록하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며 7월에는 86.0까지 떨어졌다.
소비 심리 악화와 주요국의 경기 둔화는 제조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6월 기준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76.5%로 전월(75.6%)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출하(-4.5%)가 감소하고 재고(17.5%)는 크게 증가했다. 특히 재고율은 114.3%에서 124.6%로 큰 폭 확대됐다.
중국의 경기 둔화 속에 수출 증가율도 일 평균 기준으로는 7월 14.1%를 기록하며 전월(14.8%)보다 하락했다. 수입 증가율의 경우 에너지원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며 같은 기간 19.4%에서 21.8%로 늘어났다. 이에 7월 무역수지는 전월(25억 8000만 달러 적자)보다 확대된 46억 7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