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확진자 10만명을 넘나들며 코로나19가 재확산에 접어든 가운데 전국 지자체들이 지역축제를 당초 예정된 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보건당국은 자칫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7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남 하동 섬진강문화 재첩축제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하동군 송림공원과 섬진강변에서 열렸다. 지난 2015년부터 개최 된 이 축제는 섬진강의 문화와 하동 재첩, 관광 등을 결합한 대표적인 여름 축제다. 2019년 26만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지만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로 2년 연속 취소됐다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경북 성주군도 매년 5월 열던 참외축제를 8월로 연기해 지난 5일 개막식을 개최했다. 같은 날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 진주 뮤직페스티벌, 고창 갯벌축제, 대전 로봇융합페스티벌, 부산 여행영화제 등 주말 사이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열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8월에만 전국에서 94건의 축제가 개최될 전망이다.
지역축제는 모두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되지만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축제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2년 동안 연기와 취소를 반복하며 대안으로 내 놓았던 게 온라인 ‘비대면 축제’였지만 실제 지역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관광객들이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게 지역축제를 여는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문제는 올 하반기로 갈수록 지역축제가 줄줄이 잡혀있다는 것이다. 9월에 131건이 예정돼있고 10월에는 올 들어 가장 많은 235건이 개최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경기 인천시가 9월 2일부터 10월 3일까지 이천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에서 도자기축제를 연다. 매년 4월 개최됐던 이천 도자기축제는 코로나19 확산 첫 해인 2020년 봄에서 가을로 연기했지만 결국 취소된 바 있다.
지역관광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축제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방역당국은 자칫 코로나19 대확산의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통상 코로나19가 여름에 잠심 수그러들었다가 겨울에 다시 기승을 부려왔기 때문이다. 최근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다시 확산세가 늘어나는 것에 비춰보면 가을을 전후로 대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낭노다.
하지만 주요 지자체들은 지역축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비대면 전환을 꺼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7일 민선 8기 지방정부가 출범하면서 민심을 사기 위해 대대적으로 지역축제를 개최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울산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임기 첫해의 민심 성적표가 결국 4년 동안 이어지기 때무에 지역축제에 지자체장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방역대책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최근 확산세가 잇따르고 있어 내부적으로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