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고인돌 씻기까지…문화재청 "법적조치 할 것"

김해시 구산동 소재 지석묘 무단 훼손
문화재청, 현장조사 후 법적조치 예고

세계 최대 규모 고인돌로 추정되는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경상남도 기념물)가 공사도중 훼손돼 5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의 긴급 현장조사가 진행됐고 현재는 공사가 중단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350t 무게의 덮개돌(上石)을 가진 고인돌이며 묘역 시설이 1615㎡에 달해 국내 최대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추정되는 김해 구산동 지석묘(경상남도 기념물 제280호) 훼손에 대해 문화재청이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7일 설명자료를 통해 “김해시가 추진하는 김해 구산동 지석묘의 문화재 정비사업 과정에서 매장문화재법을 위반해 무단으로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현지 조사 결과에 따라 훼손 범위를 파악할 수 있묘는 발굴 조사를 시행하고 위법 사항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해 구산동 지석묘는 2006년 김해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견됐고 이듬해 경남고고학연구소의 발굴조사를 통해 묘역의 부석시설과 거대한 개석의 존재가 확인된 유적이다. 350t 정도로 추정되는 거대한 상석은 크레인이 들어올릴 수조차 없을 정도였고, 학계는 김해 지역에 존재했던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의 건국신화와 관련된 유물로 추정해 왔다.



김해 구산동 지석묘의 훼손 이전 모습.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지난달 29일 김해 구산동 지석묘가 훼손됐다는 민원접수를 받고 즉시 김해시에 공사 중지 및 훼손사실 확인을 위한 자료를 요구한 후, 지난 5일 문화재청 직원 및 관계 전문가들을 현장에 파견해 현지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지석묘 밑에 묘역을 표시하는 얇고 넓적한 돌인 ‘박석’과 박석 아래에 청동기시대 문화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비공사 과정에서 김해시가 무단으로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확인했다. 매장문화재가 있는 지역에서 현상을 변경할 경우에는 사전에 문화재청으로부터 발굴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김해시 측은 이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 박석을 빼내고 심지어 고압세척으로 씻어내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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