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가 비교적 완화되면서 지난 1분기 범죄 발생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특히 강력 범죄 가운데 성폭력 범죄가 폭증했다. 4월 거리 두기가 완전히 풀린 후 범죄율이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분기별 범죄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범죄는 34만 462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강력 범죄 증가율이 68.8%로 가장 높았다. 그중에서도 성폭력 범죄가 9134건으로 74.7% 증가했다. 재산 범죄는 25% 증가했으며 사기 발생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폭력 범죄는 14.1% 늘어났는데 폭행 건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범죄 증가율이 높아진 이유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됐던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에는 사적 모임 인원을 4명, 식당 등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거리 두기를 실시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제한이 완화되며 최대 8명이 오후 11시까지 모일 수 있게 됐다. 밤 시간대 회식이나 술자리가 잦아지고 길어지면서 성범죄 등의 발생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는 4월 18일부터 완전히 해제됐다. 이에 따라 2분기 이후 범죄가 더 늘어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승재현 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활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범죄도 상당히 늘어났다”며 “코로나19 전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많은 수치는 아니지만 거리 두기가 완전히 해제된 후 범죄율이 증가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9월부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시행될 경우에는 수사기관 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검수완박 이후 범죄율이 증가할 경우를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거리 두기도 완전히 풀리고 날이 선선해지면서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면 범죄 건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