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극 표면에 수화젤을 코팅해 물 전기분해의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나왔다. 수화젤이 수소 생산 반응을 방해하는 기포를 밀어내는 원리로 고가의 귀금속 촉매에 버금가는 효과를 거뒀다. 그린수소 생산 기술로 불리는 물 전기분해 상용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 교수팀은 전극에 수화젤을 코팅해 물 전기분해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물이 전기 분해돼 나온 수소와 산소는 전극 표면에 달라붙어 기포가 되는데, 이를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 전극에 과부하가 걸리고 반응이 더뎌지는 문제가 생긴다. 액체반응물이 기포에 가로막혀 전극 표면에 제때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극에 수화젤을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화젤은 물을 잘 빨아들여 기저귀, 소프트 렌즈 재료 등으로 쓰이는 물질이다. 이 물질을 전극에 코팅하게 되면 기체보다 물을 훨씬 더 좋아하는 성질(초혐기성) 덕분에 기체가 밀려나게 된다.
수화젤을 다공성 전극에 코팅해 물을 전기분해 해본 결과, 전극에 수화젤을 코팅하지 않은 경우보다 고전압에서 150% 증가한 수소 생산 능력과 상용 촉매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루테늄에 버금가는 수소 생산 효율을 보였다. 물을 분해하는 데 소모되는 전력량을 줄였단 의미다.
또 이 방식은 기존에 사용해온 전극의 표면 나노 구조를 변형하거나 초음파 같은 외력으로 기포를 털어내는 방식보다 간단하고 저렴해 상용화에 유리하다. 전극 표면에 미세 구조를 만드는 방식은 대형화가 어려우며, 외력을 사용할 경우 추가 장비 등이 필요한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전극에 수화젤을 코팅하는 것만으로도,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분해 반응 활성화 효과를 거뒀다”며 “기존에 초음파 등으로 기포를 털어내는 방식보다 간단하고 저렴해 그린수소 생산 기술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배미솔 석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전기화학 분야의 국제권위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8월 5일자로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