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연이틀 포격…‘핵 재앙’ 경고음 커져

남부 두고 러-우크라 공방전 격화에 포격 노출
IAEA사무총장, 원전 위협 군사활동 중단 촉구
유엔 사무총장도 "원전 포격은 자살행위"


우크라이나가 동남부 지역 탈환을 위해 러시아와 벌이는 공방전이 격해지는 가운데 남부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전이 잇따라 포격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원전 폭발 등 만에 하나 벌어질지 모를 ‘핵 재앙’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에 병력과 무기 등을 집중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러시아는 헤르손 등 점령 지역을 병합하기 위한 주민 투표를 조만간 진행할 계획인데 우크라이나가 이를 막기 위해 공세를 퍼부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주민 투표를 강행하면 평화협상은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이 포격에 노출됐다는 점이다. 자포리자 원전 운영사인 우크라이나 국영 에네르고아톰은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에 이달 5일과 6일 연 이틀 로켓포를 발사해 방사선 센서 3기가 손상되고 직원 1명이 부상했다고 이날 주장했다. 또 사용후핵연료, 즉 핵폐기물이 담긴 컨테이너에도 로켓포가 떨어질 뻔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침공 개시 직후인 3월 초부터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 중인 러시아 측은 로켓포를 쏜 쪽은 우크라이나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다연장로켓포를 발사해 원전저장시설 등이 손상됐다는 것이다.


양국의 책임 공방의 와중에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원전 사고 등) ‘핵 재앙’이 실체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원전 안전을 해치는 군사 활동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원전 포격은) 자살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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