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도 '주 4일제' 시대 열리나…세브란스병원, 시범운영

노사 임금협약 체결…신촌·강남 병동 3곳서 1년간 시범사업



(왼쪽부터) 지난 8일 임금협약 조인식에 참석한 윤동섭 의료원장과 권미경 노조위원장.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대형병원 최초로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교대근무 등으로 업무강도가 높았던 의료계 전반에 주 4일제 도입 바람을 불어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은 지난 8일 주 4일제 시범운영 등을 포함한 '2022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진행했다. 조인식에 앞서 나흘간 진행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4537명 중 3670명(80.9%)이 찬성표를 던지며 병원계의 주 4일제 시범사업이 첫 발을 떼게 된 것이다.


주 4일제 시범사업은 빠르면 연내 신촌세브란스병원 2개 병동, 강남세브란스병원 1개 병동에서 진행된다. 한 병동에서 동시에 5명 내외가 참여하고 병동당 1.5명의 추가 인력이 투입되는 형태가 유력하다. 시범사업임을 고려한 임금 조정안(총액 대비 10% 내외) 등이 당초 주요 쟁점이었으나 세부사항은 추후 노사간 협의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세브란스병원 노조는 임금 조정 없이 전 부서 전 직원의 주 4일제 시행을 목표로 조사와 연구 사업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노동 관련 연구기관과 노무사, 학계 전문가들과 협의를 시작했다. 주4일제 시범사업 참여자는 물론 현행 5일제 노동자, 담당 부서 관리자, 환자와 보호자 등과 인터뷰, 설문 조사 등을 진행하면서 건강개선, 환자와 보호자 만족도, 조직문화 개선, 유능한 인재 유입, 직무 직장 만족도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권미경 노조위원장은 “병원계 최초로 주4일제를 시범 도입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병원노동자의 노동시간 단축과 일과 삶의 균형을 향한 획기적인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며 "주 4일제 전면 도입까지 갈 길이 멀지만 병원 관계자와 정부, 노동자 모두가 함께 해 완성을 앞당기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동섭 의료원장은 “지난 2년 반 넘게 헌신한 교직원에게 조금이나마 보상이 되길 바란다"며 "병원계 최초 노동조합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노사가 함께 잘 결단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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