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발목 잡은 비…1년 동안 내릴 비 30%가 이틀만에 쏟아져

서울 은평구 75.6㎜… 어제와 반대로 북부에 많은 비
서울 동작·경기 광주·분당 등 연강수량 3분의 1이 이틀만에…

서울 수도권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여의상류IC교차로가 물에 잠겨 있다. 권욱 기자

이틀간 기록적인 비가 쏟아진 가운데 9일 수도권과 강원에서는 퇴근 길에 오른 시민들이 또 한번 폭우에 발목을 잡혔다. 서울 동작과 경기 광주, 분당 등엔 약 4개월 동안 내려야 할 강수량이 이틀만에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인천과 광주·양평·성남 등 경기 남부 지역에는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20~35㎜ 강도로 세차게 내렸다. 서울에는 시간당 10㎜ 내외로 비가 왔다.


강원은 북부산지에 시간당 10~30㎜씩 비가 왔고 나머지 지역에는 시간당 비가 10~20㎜ 내렸다. 수도권과 강원 곳곳은 이날 퇴근길에만 비가 50㎜ 이상 쏟아졌다.


경기 의정부시는 오후 5~8시 강수량이 101.5㎜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경기 포천시에도 비가 77.5㎜ 왔고 고양시엔 71㎜ 떨어졌다.


서울의 경우 오후 5~8시 은평구에 75.6㎜, 도봉구에 67.5㎜, 강북구에 62.5㎜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과 반대로 서울 북부 지역에 비가 많이 오고 남부 지역에 비교적 적게 내린 셈이다.


강수량을 보면 강남구 18㎜, 송파구 26㎜, 서초구 29㎜, 동작구 30.5㎜ 등이다.


기상청은 “동서로 길이는 길고 남북으로 폭은 좁은,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대가 느리게 이동하면서 곳에 따라서는 시간당 강수량이 50~100㎜에 달하는 비가 오기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는 시속 60㎞로 남하하고 있다.


중부지방 집중호우가 시작된 8일부터 현재까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483㎜), 경기 광주시(454.5㎜), 서울 서초구(447㎜), 경기 양평군(438.3㎜), 경기 여주시 산북면(434㎜), 경기 광명시(421㎜), 서울 금천구(419.5㎜)와 강남구(410.5㎜), 경기 성남시 분당구(405.5㎜) 등의 누적 강수량이 400㎜를 넘었다.


연강수량 평년값이 1306.6㎜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지역들에는 1년간 내리는 비 30%가 단 이틀 만에 쏟아진 셈이다.


한편 빗방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과 경북북부 등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1일까지 비가 오겠다.


수도권·강원중남부내륙·강원중남부산지·충청·경북북서내륙·전북북부는 9~11일 강수량이 100~300㎜일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에서는 강수량이 350㎜ 이상 되는 곳도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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