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기록적인 비가 쏟아진 가운데 9일 수도권과 강원에서는 퇴근 길에 오른 시민들이 또 한번 폭우에 발목을 잡혔다. 서울 동작과 경기 광주, 분당 등엔 약 4개월 동안 내려야 할 강수량이 이틀만에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인천과 광주·양평·성남 등 경기 남부 지역에는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20~35㎜ 강도로 세차게 내렸다. 서울에는 시간당 10㎜ 내외로 비가 왔다.
강원은 북부산지에 시간당 10~30㎜씩 비가 왔고 나머지 지역에는 시간당 비가 10~20㎜ 내렸다. 수도권과 강원 곳곳은 이날 퇴근길에만 비가 50㎜ 이상 쏟아졌다.
경기 의정부시는 오후 5~8시 강수량이 101.5㎜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경기 포천시에도 비가 77.5㎜ 왔고 고양시엔 71㎜ 떨어졌다.
서울의 경우 오후 5~8시 은평구에 75.6㎜, 도봉구에 67.5㎜, 강북구에 62.5㎜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과 반대로 서울 북부 지역에 비가 많이 오고 남부 지역에 비교적 적게 내린 셈이다.
강수량을 보면 강남구 18㎜, 송파구 26㎜, 서초구 29㎜, 동작구 30.5㎜ 등이다.
기상청은 “동서로 길이는 길고 남북으로 폭은 좁은,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대가 느리게 이동하면서 곳에 따라서는 시간당 강수량이 50~100㎜에 달하는 비가 오기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는 시속 60㎞로 남하하고 있다.
중부지방 집중호우가 시작된 8일부터 현재까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483㎜), 경기 광주시(454.5㎜), 서울 서초구(447㎜), 경기 양평군(438.3㎜), 경기 여주시 산북면(434㎜), 경기 광명시(421㎜), 서울 금천구(419.5㎜)와 강남구(410.5㎜), 경기 성남시 분당구(405.5㎜) 등의 누적 강수량이 400㎜를 넘었다.
연강수량 평년값이 1306.6㎜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지역들에는 1년간 내리는 비 30%가 단 이틀 만에 쏟아진 셈이다.
한편 빗방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과 경북북부 등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1일까지 비가 오겠다.
수도권·강원중남부내륙·강원중남부산지·충청·경북북서내륙·전북북부는 9~11일 강수량이 100~300㎜일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에서는 강수량이 350㎜ 이상 되는 곳도 나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