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가 ‘오픈 이노베이션’ 강조하고 나선 배경은 [뒷북비즈]

SK온, 외부협력 경력사원 모집
LG엔솔은 국내외 대학과 연구
인력 부족·빠른 성장세에 대응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LG엔솔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확대하고 있다. 인력 부족 현상이 배터리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되는 가운데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배터리 오픈 이노베이션’ 작업을 수행할 경력 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배터리 유망 기술을 발굴하고 글로벌 전기차 완성체 업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업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대학·연구기관·전문가 등과 협력해 미래 기술을 함께 연구하는 방식으로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적시에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주로 특정 기술과 분야를 연구하기 위해 시작했다면 최근에는 배터리 원소재 확보부터 셀 제조 기술, 배터리 재활용 등 전 밸류체인에 걸쳐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용하는 추세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제조·금융·정보기술(IT)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유독 배터리 업계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이어 올해 독일 뮌스터대 내 배터리 연구 센터인 MEET, 독일 국가 연구기관 헬름홀츠연구소 뮌스터 지부와 함께 공동 연구센터인 FRL(Frontier Research Lab)을 설립했다. 또 차별적인 기술력과 사업 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LGES 배터리 챌린지’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배터리 업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극심한 인력 부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따라 차세대 기술을 연구할 대규모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개별 기업에서 그만큼 직접 채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빠른 속도로 변하며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지만 뽑을 사람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회사 내부에서 기술을 확보하기보다 다양한 집단 지성을 활용해 실용적이고 의미가 있는 지식을 발굴하는 것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