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실적마저 박살낸 중국의 게임시장 규제 [김광수의 中心잡기]

청소년 규제로 게임산업 위기 심화
실적 악화, 14년 만에 첫 하락세
판호 막히며 폐업, 구조조정 속출
모바일 중심의 게임시장 공략해야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올해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를 기록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작년 9월부터 시행한 게임규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텐센트 같은 대형사가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위기에 빠진 중국 게임 업계

중국의 게임산업은 최근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중국 게임사들이 어려움에 빠진 것은 작년 8월 말 당국의 통제가 시작된 이후 입니다. 중국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가 18세 미만 청소년은 금요일과 주말, 공휴일에 오후 8~9시에 하루 1시간씩만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규제를 발표합니다. 공휴일이 없다면 주 3시간 밖에 게임을 할 수 없는 거죠. 이전에 휴일 하루 3시간, 평일 하루 1.5시간이던 것에 비해 훨씬 더 강화된 조치입니다.


게임을 하는 청소년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규제 발표 전 당국에선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할 정도로 단호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청소년이 게임에 중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게임 업계에 엄격한 과세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텐센트가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을 줄이고 12세 미만은 게임 도중 아이템 구매를 금지하도록 했지만 당국의 규제는 이보다 더욱 강했습니다.


게임 회사에선 해당 시간 외에 청소년이 게임을 하도록 허용해서도 안되고, 실명 확인 절차도 반드시 거치게 했습니다. 그러자 부모의 신분증을 도용해 게임에 나서는 청소년도 나타났지만, 게임업계는 곧바로 얼굴인식을 통한 실명인증을 도입해 청소년의 게임을 제한했습니다.



주 게임 소비층인 청소년의 게임 시간이 줄어들자 게임업체의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텐센트입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는 텐센트의 2분기 매출이 대비 2.12% 감소한 1353억4000만위안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예상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입니다.


가뜩이나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 게임업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텐센트는 사상 첫 분기 실적 감소라는 상황을 맞이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곤두박질 치는 중국 게임 산업

실제로 중국 게임 산업은 올해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음향·디지털 출판 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까지 중국 게임 시장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1477억8900만 위안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매출은 1104억7500만 위안으로 감소폭이 3.74%로 더 컸습니다. 중국 게임 시장의 성장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08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14년 만에 처음입니다.


게임 이용자 수도 약 6억6600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13% 감소했습니다.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게임업계는 출혈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 e스포츠 게임 시장의 실제 매출액 역시 637억12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임산업의 발전에 따라 중국 자체제작 게임의 매출은 그동안 증가 추세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4.25% 감소하며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중국 자체제작 게임의 해외시장 매출은 6.16% 증가했지만 그동안 두자릿수를 유지하던 성장률에는 못 미쳤습니다. 중국 자체개발 모바일게임의 해외시장 매출 분포를 보면 미국 31.7%, 일본 17.5%, 한국 6.3%로 세 나라의 합이 절반을 넘습니다.



판호 발급 막히자 폐업·구조조정 속출

올해 게임업계의 수익 감소는 청소년의 게임시간 규제 탓도 있지만, 새로운 게임에 대히 당국이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작년 7월 이후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를 발급을 중단했습니다. 그러자 이후 7개월 동안 중국 내 게임업체 약 1만4000곳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내 최대 포털을 운영하는 바이두가 작년 12월 게임 개발 조직을 축소하고, 100명 이상을 해고하기도 했습니다.


판호 발급 중단은 올해 4월에야 끝났지만 대부분 중소형사에만 신규 발급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텐센트, 넷이즈 같은 대형 게임사의 신작은 여전히 제외된 상태입니다.



텐센트의 경우 게임관련 분야의 사업중단과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모바일 게임 포털 앱 '위게임'의 신규가입을 중단했고, 오는 9월8일부터는 서비스를 모두 종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텐센트는 앞서 지난해 11월 '포트나이트' 중국판 '보루지야'를, 12월에는 고전 아케이드 게임 'QQ탕'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e스포츠 개인방송 플랫폼 '텐센트 e게임', 숏폼 동영상 플랫폼 '뷰 브이로그' 등의 폐쇄 계획도 밝혔습니다.


빅테크에 대한 규제에 게임산업 규제까지 겹치면서 텐센트 주가는 그야말로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작년 초만 해도 미국 증시에서 100달러를 넘었던 주가는 이달 3일 현재 40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여전히 중국은 세계 최대 게임시장

성장이 다소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만큼 눈여겨 봐야 합니다.


중국의 게임시장은 모바일 게임의 시장점유율이 2016년 데스크톱을 넘어서 현재 전체 시장의 76%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는 모바일게임이 절반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입니다.



게임 유형별로 매출액 비중을 보면 액션롤플레잉(ARPG)이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전체 25%로 가장 많고 이어서 카드게임 15%, 전략게임 9% 순으로 3개 분야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합니다.


최근에는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 IP를 활용한 게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텐센트에서 2015년 원피스, 디지몬 어드벤처 등 일본 유명 만화의 IP를 활용한 게임을 발표했고, 이후 중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도 출시했습니다.


IP를 활용할 경우 기존 팬들을 쉽게 확보할 수 있어 수익 창출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IP를 통해 개발된 게임에 사용된 음악이 다시 연주나 공연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원신은 상하이 교향악단과 춘절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했고, 음양사는 뮤지컬로 공연된 적도 있습니다.


중국도 최근에는 클라우드 게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전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단계로 앞으로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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