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정책금리를 한 번에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가 역전됐지만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오히려 순유입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금리 역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도 미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에 투자심리가 개선되자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37억 달러 순유입됐다. 6월 7억 8000만 달러 순유출됐다가 불과 한 달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 1~7월 누적 기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도 31억 2000만 달러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입을 기록한 것은 채권자금이 올해 최대 규모로 유입된 가운데 주식자금이 6개월 만에 유입됐기 때문이다. 7월 주식자금은 1억 6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한은은 “미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 미국 주요기업 실적의 예상치 상회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순유입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채권자금도 35억 4000만 달러 들어오면서 순유입 규모가 확대됐다. 공공자금이 유입 전환하면서 채권자금 유입 규모는 지난해 12월(48억 5000만 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채권자금은 2021년 1월부터 19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 중이다.
한은은 과거 세 차례 한미 금리 역전 당시 자금이 유입됐던 만큼 이번에도 대규모 자금 유출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국제국에 따르면 정책금리가 역전됐던 1기(1999년 6월~2001년 3월)에 증권자금이 169억 달러 유입됐고, 2기(2005년 8월~2007년 9월)와 3기(2018년 3월~2020년 2월)에도 각각 305억 달러와 403억 달러가 유입됐다. 올해 하반기에도 증권투자자금이 소폭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는 이달 9일 기준 -0.65%로 6월 말(-0.95%) 대비 상승했다. 스와프레이트는 선물 환율에서 현물 환율을 뺀 값을 다시 현물 환율로 나눈 것으로 금융기관의 자금 사정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스와프레이트 하락은 달러 조달 비용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마이너스가 되면 달러를 빌려 쓸 때 웃돈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내외금리차 역전 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금리차익거래 및 기업의 환 헤지 목적 외화자금공급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