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nflation Reduction Act)’에 포함된 전기차 보조금 관련 규정 완화를 요청했다. 국내 전기차 업계에서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에서 조립된 전기차가 미국에서 판매될 경우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실제 해당 법안은 미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북미 현지에서 조립된 전기차라 하더라도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된 광물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되지 않았을 경우 보조금 지원을 제한해놓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측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법안으로 국내에서 제조된 전기차의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안 본부장 이와 관련해 해당 법안이 한미 FTA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등 통상 규범 위배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또 미국 통상 당국에 ‘북미 내’로 규정된 전기 자동차 최종 조립 및 배터리 부품 요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법안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와 상시 소통하겠다”며 “민관이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한편 미국 정부와 협의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