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 연내 윤 대통령 신임 투표 검토

국정 운영·임금·정원 감축 불만 표출
내달 대의원대회서 실시 여부 판가름
투표 이뤄지면, 국정동력 영향 불가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임금인상, 인력감축 저지를 주장하며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원 노동조합이 연내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묻는 투표 실시를 검토한다. 공직 사회 스스로 선출직인 동시에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에 대한 신임을 다시 묻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신임 투표는 실시만으로 여론에 민감한 국정 동력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사안이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내달 중순 대의원 대회에서 윤 대통령 신임 투표 실시 안건을 상정한다. 만일 안건이 통과되면 후속 절차를 거쳐 연내 신임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무원은 약 100만명이다. 전공노의 조합원은 약 12만명으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약 12만명)과 양대 공무원 노조로 평가된다. 전공노는 공무원노조총연맹에도 신임 투표 실시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노조가 신임 투표 검토에 나선 이유는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이 강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동안 있었던 격무에 대한 보상과 처우 개선 요구도 분출된 분위기다. 공무원 노조는 전일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2000여명이 모여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요 간부들은 삭발식까지 했다. 당시 공무원 노조는 "수많은 대통령을 경험했지만, 임기 초반 이렇게 반공무원· 반노동 노선을 보인 대통령은 처음"이라며 "공무원에게 고통 분담만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무원 노조는 내년 7%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정부의 공무원 정원 감축(5년간 5%)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도 예년처럼 1~2%대 임금 인상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공무원의 내년 임금 인상폭은 이르면 이달 말 결정된다.


만일 연내 대통령 신임 투표가 실시되면, 전공노 출범 이래 처음이다. 전공노는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진행된 공무원연금 개혁에 반대하기 위해 대통령 신임 투표 검토에 나섰다. 하지만 실제로 투표로 이어지진 못했다. 전공노 관계자는 "임금인상 결정 수준과 인력감축 강행에 따라 신임 투표 실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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