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는’ 50대 배우 유아인을 모델로 발탁한 곳이 있다. 바로 무신사다. 무신사가 국내 최초로 실제 모델을 본떠 만든 가상인간 '무아인'은 유아인의 모든 연령대별 모습으로 무한 변신한다. 즉 '1타 N피'인 셈이다. 10대 청소년 시절은 물론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유아인도 무아인을 통해 미리 엿볼 수 있다. 무신사는 무아인을 통해 키즈·시니어 등 새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목표다.
조성현 무신사 서비스마케팅팀 매니저는 11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무신사를 찾을 다양한 계층의 예비 고객을 위해 무아인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조 매니저는 "무신사는 키즈는 물론 시니어, 스포츠, 럭셔리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다양한 취향을 한 명의 뮤즈로 표현하기 위해선 버추얼 휴먼이 제격이고, 무신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은 배우 유아인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무아인은 무신사와 2020년부터 무신사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유아인이 함께 만든 버추얼 휴먼이다. '무신사+유아인'과 '무(無)아인'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외형은 외꺼풀에 큰 눈, 아랫입술보다 도톰한 윗입술, 양갈래로 나눠진 엉덩이턱까지 유아인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했다. 3D 스캐너로 실제 유아인의 표정을 본뜨고, 이를 조합해 수 백 만 가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예로 무신사 키즈관에서는 유아인의 유년 시절을 본떠 만든 '꼬마 무아인'이 모델로 활약한다. 조 매니저는 "시니어 타깃 전문관이 만들어진다면 청년 무아인에 주름과 수염을 더해 중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관에서는 무아인이 무신사에 입점한 골프 브랜드 의류를 착용하고 모델로 나설 수 있다.
무신사는 무아인을 개발하기 위해 실제 모델 유아인에게 지급하는 모델료와 맞먹는 금액을 투자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무아인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키즈·스포츠 등 전문관 방문 수는 이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조 매니저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무신사의 주 고객층과 버추얼 휴먼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가 잘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무아인은 올 하반기부터 입점 브랜드를 알리는 앰베서더로 활동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무신사가 무아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 3의 브랜드와 광고 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