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에 코스피가 반등했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경계감이 안도감으로 바뀌면서 2500선을 기점으로 꾸준한 상승 랠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매크로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워진 증시가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2.90포인트(1.73%) 오른 2523.78에 장 마감했다. 이틀 전 2500선 회복에 성공했던 코스피는 7월 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유입되며 전날 2400선으로 후퇴했다. 이후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며 이틀 만에 2500에 안착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11.88포인트(1.45%) 오른 832.1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기관은 467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9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다가 전날 순매도세를 나타낸 외국인은 이날 1367억 원을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전날 밤 3% 가까이 급등한 나스닥의 영향을 받아 국내 증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네이버·카카오(035720) 등 정보기술(IT) 성장주들이 반등했다. 네이버(2.10%), 카카오(4.23%)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293490)(5.28%), 카카오뱅크(323410)(5.07%), 크래프톤(259960)(4.15%) 등 성장주가 전반적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3.06%), 포스코케미칼(003670)(4.90%) 등 2차전지 관련주도 크게 올랐다.
증권가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이 확인되고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점차 줄어들면서 코스피의 기술적인 반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그간 시장에서는 7월 CPI 결과에 따라 9월 진행되는 미국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확인되자 9월 FOMC에서 0.50%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한층 낮아졌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돌입하지 않는 한 향후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9월 FOMC 전까지 매크로 불확실성은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기준금리 인상→경기 침체 우려 심화’로 이어지던 악순환이 7월 CPI에서 확인된 피크아웃을 계기로 선순환 고리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증시를 짓눌러오던 우려의 시발점은 인플레이션 심화였지만 7월 CPI를 계기로 악순환이 끊기고 ‘피크아웃 확인→통화정책 안정화→경기 침체 우려 둔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11일 밤 발표), 미시간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12일 밤 발표)도 물가 압력 완화 기대감을 키우고 소비 심리를 개선시킬 것”이라며 “물가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더욱 커지는 선순환 사이클이 이어져 코스피의 기술적 반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풀 꺾이기는 했어도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경기 침체 가능성도 여전해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