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기째 ‘실적 잔치’에도 웃지 못하는 DB하이텍

2분기 영업익 162% 급증 영향
5% 반등 불구 4.5만원 머물러
업황 둔화 속 물적분할 이슈에
연초 대비 38%나 하락 이어져



DB하이텍(000990)이 6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반짝 반등했다. 그러나 물적 분할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급락했던 주가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38%나 하락한 상태다. DB하이텍의 물적 분할을 반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액주주연대는 주주명부 열람을 위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DB하이텍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357억 원, 영업이익은 21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16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49%에 이른다.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DB하이텍은 DB그룹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전문 계열사다. 이날 DB하이텍의 주가는 5% 가까이 급등했다. DB하이텍은 전날보다 2100원(4.92%) 오른 4만 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 등의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전력 반도체 등의 파운드리 고객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환율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DB하이텍이 2분기에도 실적 잔치를 벌였지만 회사와 주주 모두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달 12일 반도체 설계 부문 분사 소식이 알려지자 4만 8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4만 원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날 호실적에 주가가 5% 반등했는데도 아직 주가는 4만 5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업황 둔화 우려 등으로 연초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걸었는데 물적 분할 이슈까지 불거지며 곤두박질쳤다.


이에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물적 분할을 저지하기 위해 소액주주연대는 주주명부의 전자 열람 및 등사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다음주 중 법원에 제기할 예정이다. 앞서 소액주주연대는 DB하이텍 측에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했다. 이에 DB하이텍은 책자 형태로 주주명부를 제공했다. 하지만 소액주주연대 측은 주주명부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엑셀 파일이 아닌 책자 형태로 전달된 주주명부에는 11만 명이 넘는 주주들의 인적 사항이 무작위로 담겨 있는 등 주주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소액주주연대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주총회만 가도 가나다 순으로 이름을 정리해둔 명부를 참고하는데 받은 주주명부는 무작위로 섞여 있는 상태”라며 “진위 여부나 주식 수 총계 검증도 불가해 전자명부 열람을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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