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7월 초 이후 금융주와 건설주 지분을 줄이고 방위산업체와 음식료 기업의 지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초 이후 DGB금융지주(139130)(10.57%→10.27%), 우리금융지주(316140)(8.88%→7.86%), 한국금융지주(071050)(9.38%→9.08%), BNK금융지주(138930)(10.09%→9.95%) 등 8개 금융주에 대해 투자 비중을 축소했다. 또 DL이앤씨(375500)(10.87%→10.48%), GS건설(006360)(12.08%→11.33%), HDC현대산업개발(294870)(7.5%→6.5%) 등 건설주도 포트폴리오에서 덜어냈다.
경기 둔화 우려와 그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증권주와 보험주 등 금융주가 약세를 이어가자 국민연금이 비중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KRX은행지수와 KRX증권지수는 7월 초와 비교해 각각 3.4%, 6.94% 올랐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 폭(8.37%)보다 작다. 건설주 역시 2분기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자 서둘러 투자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연금은 7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13.45%→13.46%), 한국항공우주(047810)(10.32%→10.33%), LIG넥스원(079550)(13.47%→13.57%) 등 방산주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최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등 지정학적 이슈가 주목받는 가운데 무기 수출이 활성화되는 등 성장성이 가시화하자 투자 확대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005300)(0%→9.28%), CJ제일제당(097950)(11.91%→12.44), 삼양식품(003230)(0%→6.27%) 등 음식료주의 비중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방산·음식료 등 방어주를 담는 전략에 주목하면서도 일시적 포트폴리오 조정에 크게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금융주와 건설주의 경우 상반기 낙폭이 과대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하반기 반등 가능성을 관측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둔화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 궁극적으로 장기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이는 은행주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도 “주요 건설사의 주택 사업 수주 잔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철근 등 일부 자재 가격은 안정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건축비 상승 움직임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는 만큼 하반기 DL이앤씨와 GS건설의 주가 성과가 우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