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재건축 대못 뽑는다…부담금 낮추고 안전진단 완화 <주택공급 로드맵>

■국토부, 16일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 발표
거주 선호 높은 도심에 주택 공급 활성화
정비구역 늘리고 법 개정 통해 부담금 감면
안전진단서 구조안전성 비중 30%로 하향
공공만 할 수 있던 도심복합사업 민간에 개방
수도권과 지방서 공공택지 신규 지정도 추진

원희룡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임기 5년간 전국에 270만 가구를 공급한다. 윤 정부 첫 주택공급 정책이기도 한 이번 발표에서는 주거 수요가 높은 도심지역에서 공급을 확대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정부는 정비사업 활성화와 민간 도심복합사업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맞춰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16일 국토교통부는 윤 대통령 취임 100일에 맞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250만 가구+α’ 주택공급 로드맵으로 불리며 세간의 기대를 모았던 주택공급 계획에 주택품질 제고방안과 재해취약주택 거주자에 대한 지원책을 더한 것이다. 크게는 △도심공급 확대 △주거환경 혁신 및 안전 강화 △ 공급시차 단축 △주거사다리 복원 △ 주택품질 제고 등 총 5가지 전략으로 나뉘지만, 정책의 핵심은 이전 정부에서 억눌렀던 도심 정비사업의 촉진에 방점이 찍혔다.


이는 과거 정부가 3기 신도시까지 추가 지정하고 공급에 나섰음에도 서울과 수도권 주택에 대한 높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 재건축 단지를 타깃으로 삼아 만든 여러 규제가 도심의 주택공급을 가로막았다고 판단, 이를 되돌리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실제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전국에서 58여곳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34여곳이 지정되는데 그쳐 도심 핵심입지에 주택공급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연합뉴스


이 같은 지적을 고려한 듯,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 선호도 높은 도심에 공급을 늘려 내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그간 억눌렸던 도심 정비사업을 정상화 해 전국 22만가구 이상 정비구역을 신규로 지정,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서울 등 전국에 22만 가구 신규 정비구역 지정 △재건축 부담금의 합리적 감면 △안전진단 제도를 개선해 구조안전성 비중 하향조정 △신탁사 사업시행자 지정요건 완화 등 정비사업 전문성 강화 등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다만 재건축 사업 조합원들에게 부과되는 부담금을 낮추는 것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관한법’을 국회에서 개정해야 하는 만큼, 실제 적용되는 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 원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황서 부담금을 어떻게 조정하겠다는 결론을 제시하는 것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다음 달 입법안을 제출하며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겠다”고 부연했다. 다만 원 장관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의 규모는)는 적정해야 하고 환수제도가 정비사업의 추진을 막는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법 개정을 추진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또한 재건축을 활성화 하기 위해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한다. 이는 지난 2018년 3월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이 재건축을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안전진단 제도에서 구조안전성의 비중을 20%에서 50%로 높인 이후, 신규 재건축 사업이 대폭 줄어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안전진단 제도를 바꾼 이후 3년간 5곳만 재건축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반면 제도 개정 이전 3년 동안은 총 56곳이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국토부는 도심에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구조안전성 비중을 30~40% 선으로 다소 낮춰 재건축 사업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평가항목의 배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의무적으로 받아야 했던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도 지자체가 요청할 때만 시행하도록 바꿀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역세권 등 도심 핵심 입지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민간 도심복합사업’을 새로이 도입하고, 내년 상반기에 공모에 들어간다. 과거 공공기관만 주도할 수 있었던 공공도심복합사업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힌 이 제도는 신탁사나 리츠 등 민간 전문기관이 토지주와 협력해 도심과 노후역세권에서 복합개발을 추진하도록 한다. 해당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는 사업 주체에 공공사업 수준의 용적률(역세권 기준 최대 700%)과 세제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개발이익을 특정 사업자가 독식하지 않도록 공급하는 주택의 일부는 의무 기부채납 하게끔 ‘안전망’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는 다음 달 우수한 입지의 공공택지를 신규 지정, 발표한다. 주거수요가 높은 곳을 지정하되 기존 산업단지나 도심, 철도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적정한 규모를 발굴하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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