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지만 진료실을 찾는 만성질환 환자들의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만성질환 환자들의 유병률은 높아져만 가는데 중증·급성 환자들에 비해 예방이나 치료가 쉽지 않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던 끝에 캐시워크 개발을 결심했습니다.”
1977년생으로 울산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나승균(사진) 넛지헬스케어 대표는 서울아산병원 의사 출신이다. 그는 예방의학과를 전공하고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다 만성질환과 관련해 안타까운 상황과 많이 마주쳤다고 설명했다. 나 대표는 “병원에서 폐암으로 폐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의료진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다시 담배를 몰래 피운다든지, 당뇨·비만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스스로 악순환을 반복하는 행태를 목격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같이 만성질환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나 대표가 고안한 해결책이 바로 동기부여였다. 그는 “해당 문제가 단순히 의료 지식이 없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랐다”면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잘못된 행태를 개선했어야 했는데, 금전적 보상으로 ‘넛지’를 제공하면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나 대표는 만성질환 극복 방안으로 걷기 활동을 제시했다. 꾸준히 자주 걷는 것이 만성질환 예방의 핵심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건강한 습관을 형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에 걷는 걸음의 수”라며 “꾸준한 걷기를 실천하는 사람은 만성질환을 가졌을 확률이 낮고 설령 병에 걸리더라도 자주 걷지 않는 사람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넛지와 걷기 활동을 결합한 캐시워크의 기본 구조를 구축한 나 대표는 본격적인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나 대표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SW)센터에서 개발자로 근무했던 박정신 공동대표를 소개 받아 함께 창업하고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캐시워크’를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안드로이드용 캐시워크를 먼저 출시한 뒤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아이폰에서도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는데 안드로이드용 앱 개발 전문이던 박 공동대표와 한상범 개발이사가 iOS 시스템을 독학한 뒤 한 달 만에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내놓았다는 이야기는 사내에서 창업 초기의 전설로 꼽힌다.
이처럼 의사로서 지녔던 사명감은 창업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나 대표는 “예방의학과 출신 의사와 창업가, 각자 방식은 다르지만 동기부여를 통해 환자들이 만성질환을 관리·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은 같다"며 “진료실에 갇혀 근무하는 의료진이 아니라 환자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그들의 건강한 일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싶어 창업가의 길을 선택했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