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소비 늘수록 렌털시장 커질 것"

■하동구 리본즈 대표 인터뷰
렌탈서비스 누적거래액 100억 눈앞
주고객층은 자본력 갖춘 3040 여성
가품 선별하는 전문팀 별도로 구성
중고명품 매입·판매 서비스도 시작

하동구 리본즈 대표 / 사진제공=리본즈

"옷장에 옷은 많은데 결혼식장에 입고 갈 옷은 없어"


명품 렌털 플랫폼 '리본즈'를 창업한 하동구 대표는 아내의 고민을 듣고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명품도 공유 차량처럼 필요할 때마다 빌려 쓸 수는 없을까". 그의 상상은 현실이 됐다. 2017년 명품 백을 하루 단돈 3만 원에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 '렌트잇'을 내놓자 4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이 1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연간 누적 거래액 100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 대표는 16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1차 시장인 명품 시장이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2차 시장인 렌털 시장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익숙해질수록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 형태에 주목했다. 하 대표는 "코로나19로 국내에서 명품을 경험해본 소비자들이 늘었고, 점점 더 희소한 명품 브랜드를 구매하길 원할 것"이라며 "그러나 자본금은 한정돼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해 렌털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인 하 대표는 2012년 리본즈코리아를 설립했다. 당시 리본즈는 싱가포르에서 명품 플랫폼을 운영하는 유망한 스타트업이었지만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하 대표가 본사 지분을 사들이며 지금의 리본즈가 됐다. 본사를 인수한 뒤 하 대표가 내놓은 서비스가 명품 렌털이다. 그의 전망대로 국내 명품 시장이 초고속 성장을 기록한 지난해 렌털 서비스 렌트잇의 거래액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리본즈 명품 감정 작업.

하 대표는 "렌트잇의 VIP 고객은 30~40대 여성들"이라며 "사회초년생이나 자본력이 낮은 20대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명품 렌털도 소위 '명품을 좀 써본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본즈에 따르면 올해 한 ID당 가장 많은 렌털을 한 VIP 고객은 대여료로 월 200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최소 4만 9900원을 내면 명품을 한 달 내내 대여할 수 있는 유료 회원 수도 누적 2만 명을 넘어섰다.


리본즈는 차별화된 명품 서비스를 지향한다. 하 대표는 "고객들이 명품이 좋아서 사는 것이지, 플랫폼이 좋아서 사는 건 아니다"라며 "자체 브랜드(PB)를 만들 수도 없고, 명품 브랜드를 압박할 수도 없는 위치에서 경쟁하려면 차별화된 서비스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리본즈는 렌트잇에 이어 명품 매입 및 판매 서비스 '빈티지'도 론칭해 운영 중이다.


리본즈는 지난해 10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고 감정 작업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리본즈에는 총 9명의 전문 명품 감정사들이 2인 1조로 가품을 선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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