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규제 탓에 8km 떨어진 공단에서 제품 포장"

중기중앙회 '규제개혁 대토론회'
산업단지 입주 제한·이중 인증 등
중기업계 개혁과제 229건 정부에 전달
한덕수 총리 "中企 혁신에 경제 성패"
이영 장관 "기업인 고통 해결하겠다"

방문규(왼쪽부터) 국무조정실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이영 중기부장관이 1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개혁 대토론에 참석해 ‘중소기업 규제개혁 과제집' 전달 이벤트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앙회

방문규(왼쪽 다섯 번째부터) 국무조정실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이영 중기부장관 등이 1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개혁 대토론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앙회

“부산 미음 산업단지에는 대규모 제품을 특수포장하는 창고업체가 입주할 수가 없습니다. 지름이 7~8m가 넘는 풍력타워 플랜지를 생산하는 미음 산단 부품업체들은 8㎞나 떨어진 녹산 산단까지 이동해 포장을 하고 다시 수출항으로 운송하는 이중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성장 걸림돌로 작용하는 규제들에 대해 속속히 들여다 보는 이례적인 자리가 마련되면서 관련 규제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과도한 규제보다는 민간의 자율과 자유 시장 경제 원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정책 기조로 변화하고 있어서 중기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개혁 대토론회’에서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개월 동안 전국 중기 현장을 돌며 발굴한 229건의 ‘중소기업 규제개혁 과제집’을 정부에 전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유제철 환경부 차관, 이원재 국토교통부 차관, 권오상 식약처 차장, 농림부, 고용부, 국세청 등 규제 관련 부처 실·국장과, 이현재 하남시장 등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권혁홍 중기중앙회 수석부회장(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비롯해 중소기업 관련 단체장, 업종별 협동조합 이사장 등 13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중앙회는 대표적인 중기 규제인 산업단지 입주 문제를 비해 외국인력 쿼터제 등을 중점적으로 지적하며 조속한 개선을 요구했다. 김기문 중앙회장은 “최근에 산업부가 산업단지에 네거티브 방식을 활성화해서,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모든 업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김 회장은 이어 “얼마 전 정부가 외국인력을 매달 1만 명씩 입국시키기로 해 인력난 문제에 일단 숨통은 트였지만, 중앙회 통계에 의하면 부족한 인력이 60만 명에 달한다”며 “이번 기회에 외국인력 전체 도입쿼터와 기업별 고용한도를 현실에 맞게 과감히 풀어서 중소기업의 인력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중기업계가 전달한 ‘중소기업 규제개혁 과제집’에는 △과도한 LED조명 재활용 의무율(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완화 등 환경 분야 △경기북부 지역 중첩규제 개선 등 입지 분야 △환경표지인증 등 인증규제 분야 등 8개 분야 12건의 규제에 대한 현장 건의가 이뤄졌다.


특히 이날 한 총리는 점심 식사를 거르면서 예정된 시간을 넘겨 중앙회가 발굴한 229건의 규제가 담긴 과제집을 면밀히 살피고 현장 건의를 경청했다. 한 총리는 “자유가 보장되고 규제가 혁신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을 책임있는 경영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경제는 중소기업같이 신속하고 탄력성 있게 움직일 수 있는 분야에서 자유, 규제개선, 혁신, 경쟁을 통해 생산성이 얼마나 일어날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많은 규제 개혁 토론회를 다녀봤지만 오늘처럼 이해하기 쉽고 잘 정리된 규제 개혁 건의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대기업은 규제가 좀 있더라고 극복 가능하지만, 규제로 가장 괴로운 것은 중소기업이니 민관이 함께 규제 개혁에 힘을 합치자”고 강조했다.


이날 한 총리는 경기북부 지역의 각종 개발 제한 중복 규제에 대해 산업부가 기업 입주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부담금, 인력수급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KC인증, KS, 환경표지인증 등은 통합하고, 의료기기 공급내역 보고 등급 관련 문제는 내년 7월까지 미루지 말고 올해 안에 살펴 볼 것 등을 약속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우리나라 법과 제도가 기업의 혁신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지 오래됐다"며 “토론회가 일회성이 아닌 기업인의 고통과 아픔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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