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스요금 폭탄' 앞두고…"가스 부가가치세 인하할 것"

"가스 부가가치세, 19%→7%로 줄일 것"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축소로 독일의 에너지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가스에 붙는 부가가치세를 판매 가격의 19%에서 7%로 인하하기로 했다. 10월부터 독일 시민들에게 무거운 에너지 요금 청구서가 날아들 것으로 전망되는 데 따른 조치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스 가격 증가가 많은 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부가가치세 인하 방안을 밝혔다. 기존 19%에서 7%로 인하된 세율은 2024년 3월까지 적용될 예정으로, 독일 정부는 수 주 안에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독일의 일반 가구들은 자국 에너지 기업이 파산 위기에 놓인 탓에 '가스요금 인상 폭탄'을 맞을 상황에 처했다. 러시아가 독일에 대한 가스공급을 대대적으로 줄이자 독일 정부가 10월부터 에너지 기업이 가스 소비자에게 시장의 가격상승분을 떠넘기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정확한 부담 규모는 아직 산출되지 않았지만 연간 기준 약 천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이 제재를 가하자 보복 차원에서 유럽, 특히 독일에 대한 가스 공급을 감축해 왔다. 러시아의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지난달 독일로 향하는 가스관인 노르드 스트림1의 운영을 열흘간 중단했다. 이후 가스 공급을 재개했지만 전체 공급량의 20%로 양을 줄인 상태다. 이 같은 여파로 유럽 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은 전날 1메가와트시(Mwh)당 227.30유로로 6월 1일 가격(81.85유로)보다 무려 177% 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 현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베를린 교외 노이루핀에서는 이날 이 곳을 방문한 숄츠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좌파당 지지자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숄치 총리를 향해 "배신자"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구호 등을 외쳤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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