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초속 400m로 ‘순항’…지구서 100만㎞ 지점 돌파

◆발사 2주 지나…어디쯤 갔나
반환점까지 3분의2 거리 넘어
내달 2일 고난도 3차 궤적수정
12월 달궤도 진입도 중요 임무

19일 정오 기준 달 탐사선 다누리의 비행 위치와 속도. 지구로부터 악 100만 ㎞ 떨어진 지점을 초속 400m의 속도로 지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웹사이트 캡처

이달 5일 우주로 발사된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다누리’가 순조롭게 비행하고 있다. 지구로부터 100만 ㎞ 멀어지면서 달 궤도로 돌아오기 위한 반환점까지 3분의 2 지점을 통과했다.


19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다누리는 이날 지구로부터 약 103만 ㎞ 떨어진 지점을 초속 400m의 속도로 지나갔다. 12월까지 약 4.5개월간 600만 ㎞를 가야 하는데 처음 2주 만에 6분의 1 거리를 지난 것이다. 다누리는 먼저 태양으로 접근해 그 중력으로 빠르게 가속됐다가 방향을 돌려 다시 지구 중력의 도움으로 달에 접근하는 ‘탄도형 달 전이(BLT)’ 궤적을 따른다.


지구로부터 150만 ㎞ 떨어진 방향 전환점 ‘라그랑주포인트 L1’까지는 3분의 2 거리를 지났다. 라그랑주포인트 L1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상쇄되는 위치다. 다누리는 2주 후인 9월 2일 이 근처에서 비행 방향을 지구·달 쪽으로 바꾸는 ‘3차 궤적 수정 기동(TCM3)’을 수행할 예정이다. 지상국과의 교신 거리가 가장 멀어지고 궤적 오차가 커지면 태양 중력에 빨려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다누리에는 가장 중요하고 난도 높은 비행 임무다.


다누리는 비행 방향을 트는 TCM을 최대 9번 수행하도록 계획됐다. 8월 7일 지구 근처에서 이뤄진 1차 TCM(TCM1)을 포함해 TCM3, 11월 18일 다시 지구로 돌아오다가 거리를 50만 ㎞로 좁힌 지점에서의 TCM6, 12월 9일 지구 궤도에 포획되는 순간의 TCM9 등 4번의 TCM은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TCM1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8월 12일 예정됐던 TCM2은 생략할 수 있었다.



달 탐사선 다누리가 8월 5일 발사돼 스페이스X 발사체(로켓) 팰컨9과 분리되는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유튜브 캡처

12월 16일 달과 가까워진 다누리에 두 번째로 중요한 임무가 주어진다. 달의 중력에 이끌려 그 궤도에 들어가는 임무다. 다누리는 지구 중력으로 다시 속도가 빨라진 상태이기 때문에 역추진을 일으켜 제때 속도를 줄여야 달을 지나치지 않고 포획될 수 있다. 이 동작을 ‘달 궤도 진입 기동(LOI)’이라고 한다.


항우연 인력 40여 명, 민간 업체까지 포함하면 70여 명이 다누리의 비행을 관리하고 있다. 조영호 항우연 달탐사사업단 업무리더는 “기동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명령되고 수행되는데 이미 TCM1을 하면서 이 시스템을 검증한 만큼 곧 있을 TCM3와 LOI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다누리가 갈 길은 아직 멀었다.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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