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업계가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도미노발 위기를 겪은 가운데 업계 소방수로 나선 샘 뱅크먼 프리드의 FTX가 지난해 매출이 1000% 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매출 증가율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20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가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내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지난해 매출이 10억2000만 달러(약 1조3600억원)를 기록해 전년(8900만 달러) 대비 1000% 넘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코인베이스가 전년 대비 550% 증가한 78억 달러(약 10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증가율이 두 배에 달한다.
FTX의 순이익은 3억8800만 달러(약 5200억원)로, 전년(1700만 달러)의 22배를 기록했다. 판관비를 제외하면 이익률은 50%에 근접한다는 설명이다. 매출은 95%가 미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FTX는 비상장사로 공시의 의무가 없다.
FTX는 올 1분기 2억7000만 달러(약 3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은 1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 5월 이후 암호화폐 시장 침체기가 시작되면서 올 2분기 매출은 급락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장사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지난 2분기 전년 대비 64% 하락한 8억830만 달러(약 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했다.
FTX는 지난해 말 기준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올 1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2와 타이거 글로벌 등 VC로부터 4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했다. 당시 기업 가치는 320억 달러(약 43조원)로 평가됐다.
FTX의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며 잇따라 업체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가운데 대대적으로 자금을 수혈했다. 지난 7월에는 암호화폐 대출 업체 블록파이의 경영권을 담보로 한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인수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