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무디스, 적자 전환 이마트 신용등급 '강등'

국제 신용평가 Ba1서 Ba2로 낮춰 투기등급 추락
수익성 악화로 2분기 123억 영업적자 전환 영향
지난해 4조 넘는 M&A 비용 재무 구조에 '부메랑'



이마트(139480)의 국제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대형 마트 및 온라인 사업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 1~2년 간 3조 4000억 원이 투입된 이베이 인수 등 잇따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재무 구조가 악화한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기존 'Ba1'에서 'Ba2'로 하향 조정한다고 23일 밝혔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기준 'BB' 수준으로 투기 등급에 해당한다.


무디스는 올해 이마트의 대형마트 및 온라인 사업의 실적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크게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2분기 123억 원의 영업 적자를 내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스타벅스코리아가 관계 회사로 편입됐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원두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가율이 악화돼 영업이익이 줄었다.


무디스는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 비용과 투자 비용, 물가 상승에 따른 원가율 상승 등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며 "이는 이마트의 비용 합리화 노력과 스타벅스코리아의 이익 기여 영향을 상쇄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사업 수익성은 떨어졌는데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로 향후 1~2년 간 차입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봤다. 이마트는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약 3조4000억 원에 인수했으며 야구단(1000억 원)과 W컨셉코리아(3000억 원),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17.5%, 4743억 원) 인수 등 굵직한 M&A를 잇따라 단행했다. 무디스는 "향후 1~2년 간 이마트의 조정차입금은 11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은 5.5배~6배로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무디스는 이마트가 지속적으로 보유 자산을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것을 고려해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부여했다. 이마트는 2019년 매각 후 임차(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13개 대형마트 점포와 토지를 팔아 약 95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2020년에는 서울 강서구의 마곡 부지를 8158억 원에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서울 가양점(6820억 원)과 성수점(1조2200억 원) 등의 자산을 유동화했다.


이마트는 올 해도 서울 강동의 명일점 매각을 앞두고 있다. 무디스는 "'안정적' 등급 전망은 이마트가 그간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현재의 재무지표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것"이라며 "수익성이 더 악화되거나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경우 신용등급이 더 강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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