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직원 배 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르면 이날 배 씨에 대해 국고 손실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 씨는 김 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인물로 김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 유용하고 불법 처방전을 발급 받았다는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다만 경찰이 김 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송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4일 알려지면서 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만으로 수사에 탄력이 붙으리라 전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씨와 배 씨를 공범으로 보고 있지만 정작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된 김 씨는 불구속 수사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김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은 김 씨가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 모 씨 등을 통해 개인 음식 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는 등 사적으로 남용했다는 내용이다. 배 씨는 경기도 7급 별정직 비서인 A 씨에게 초밥, 쇠고기 등 음식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구입해 김 씨에게 전달하게 하고, 대리 처방을 받아 약을 구입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김 씨가 2018년부터 3년간 배씨를 수행비서로 뒀다”고 주장하면서 “혈세로 지급하는 사무관 3년 치 연봉이 ‘김혜경 씨 의전’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의원과 김 씨, 배 씨 등을 직권남용과 국고 손실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23일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5시간 가량 조사했다. 김 씨는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혐의를 인정했나” “법인카드 사적 이용을 지시한 적이 있는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는 선거일 후 6개월’이라는 규정에 따라 다음 달 9일 공소시효가 마무리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김혜경 법카 의혹’ 수사에 관해 “공소시효는 9월 9일로 안다”며 “가능하면 이달 안으로 검찰과 협의해 공소시효 전 사건을 송치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