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여직원에게만 밥을 짓게 하는 등 성차별적 갑질이 이어져 왔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 직장갑질119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월 남원의 한 새마을금고에 입사한 A씨는 출근하자마자 업무와 전혀 상관이 없는 밥 짓기와 빨래, 설거지 등의 지시사항을 인계받았다.

창구 업무를 하다가 오전 11시가 되면 밥을 지어야 했고, 지점장으로부터 밥이 되거나 질다는 등 밥 상태에 대한 평가도 받아야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또한 남성과 여성 화장실에 비치된 수건을 직접 수거해 집에서 세탁해오거나 냉장고를 청소해야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업무와 무관하고, 여성 직원들만 이같은 지시받는 것을 두고 이의를 제기하자 담당 과장은 '시골이니까 네가 이해해야 한다', '지금껏 다 해왔는데 왜 너만 유난을 떠냐'는 답변만 받았다고 한다.

아울러 A씨는 일주일에 1번의 잦은 회식과 제주 워크숍 참석 등을 강요당하기도 했고, 회식을 불참할 경우 퇴사 압력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두고 갈등이 거듭되자 간부들은 A씨에게 '이러니 네가 싫다, 너 같은 걸 누가 좋아하냐'는 등 폭언했고, 이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2년 간 업무와 무관한 지시에 시달리다가 직장갑질119에 도움을 요청했고, 최근 국민신문고에 진정을 넣고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사건의 책임자인 상무가 외부 일정이 있어서 출장 중"이라고 말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수십 년 전에나 있을 법한 시대착오적인 성차별이 아직도 만연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면서 "좁고 재취업이 어려운 지역사회 특성상 드러나지 않은 유사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본다.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할 전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