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외 시간' 대출수요 큰데…은행은 '코로나 단축' 여전

올들어 인뱅 대출 10건중 4건
오후 4시 이후나 주말 등 집중
은행 영업시간 3년째 단축 유지
금융노조 "정상화는 시기상조"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10건 중 4건은 시중은행 점포가 문을 닫은 후에 이뤄지고 있었다. ‘영업 외 시간’의 대출 수요가 크지만 오히려 시중은행은 금융 소비자의 ‘니즈’와는 달리 코로나19 확산 시 실시한 영업시간 단축 정책을 폐기하지 않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토스뱅크에서 실행된 전체 대출 건 중 58.1%는 평일 은행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4시) 외 시간과 주말 및 공휴일에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대출을 신청할 수 있지만 차주의 절반 이상은 휴일이나 퇴근 후 야간 시간에 대출을 받은 것이다.


토스뱅크뿐 아니라 담보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카카오뱅크·케이뱅크도 시중은행 점포가 문을 닫은 시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많았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7개월간 실행된 대출 중 케이뱅크에서는 월평균 40% 이상, 카카오뱅크에서는 20% 이상이 ‘영업 외 시간’에 몰렸다. 인터넷은행 3사 평균치를 내면 10건 중 4건은 주말이나 저녁 대출인 셈이다.


통상적인 은행 영업시간이 지나도 복잡한 은행 업무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지만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와 함께 축소했던 영업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하던 은행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점포 운영시간을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총 1시간 단축한 바 있다. 이후 2년 1개월 동안 유지됐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올해 4월 전면 해제되면서 관공서·식당 등 타 업종에서는 속속 영업시간을 정상화했지만 은행 영업시간은 여전히 그대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측과 금융노조 간 협의가 완료되면 모든 은행들에 한 번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노조의 총파업이 변수다. 다음 달 총파업을 결의한 금융노조는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만큼 영업시간 정상화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앞서 노사는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이 유지되는 동안 창구 영업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최근 일부 은행에서는 스마트텔러머신(STM), 화상 상담 창구 등을 도입하고 ‘24시간 영업’을 강조했지만 이 역시 제한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시간 가능한 업무는 입·출금 등 단순 업무에 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과 CU편의점이 5월 경기 안양시에 오픈한 24시 금융 특화 편의점에서는 50여 가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상담사와 화상 연결이 필요한 업무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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