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4월과 5월·7월에 이은 사상 첫 4회 연속 금리 인상 결정이다. 올해 물가 전망치를 24년 만에 5%대로 올려 잡을 만큼 고물가가 지속되는 데다 미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으로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자 한은은 금리 인상의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았다.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으로 연말 기준금리를 최대 3.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가계의 대출이자 급증으로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회의를 열어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현재 연 2.25%였던 기준금리를 2.50%로 인상했다. 이창용 총재는 인상 배경에 대해 “국내 경기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도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7개월째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통화 긴축, 유럽과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 등 잇따른 대외 악재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고삐 풀린 물가를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4.5%에서 5.2%로 대폭 끌어올렸다. 한은의 소비자물가 연간 전망치로는 1998년(9.0%)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7%에서 2.6%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한은은 추가 금리 인상 의지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를 2.75~3.00% 수준으로 보는 시장의 기대는 합리적”이라며 올해 남은 두 차례 금통위에서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준금리가 1년 새 2%포인트나 뛰어오르면서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27조 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늘어난 이자 부담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값은 0.14% 하락해 2012년 8월 6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