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라는 신조어가 최근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직역하면 '직장을 그만둔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직장에서 최소한의 일을 하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 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의 20대 엔지니어 자이들 플린은 "최근 조용한 사직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며 지난달 25일 이 신조어를 틱톡에 소개했다.
플린은 "(조용한 사직은)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라며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플린의 해당 게시물은 현재 34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이후 조용한 사직을 해시태그로 단 게시물이 여러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WP는 "이 신조어가 직장인들이 개인의 생활보다 일을 중시하고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라이프 스타일인 '허슬 컬처(hustle culture)’를 포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더힐도 "조용한 사직의 핵심은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 범위 이상으로 일할 때, 승진이나 더 많은 급여 등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 허슬 컬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조용한 사직자의 대부분은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라며 "일각에서는 조용한 사직이 코로나19가 부른 ‘대퇴직(Great Resignation)’의 연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했다.
조용한 사직은 실제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구인 사이트 레주메 빌더(Resume Builder)가 실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35∼44세 근로자의 25%는 조용한 사직자가 되겠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MZ 세대의 직장에 대한 태도 변화를 유심히 관찰해 경영 전략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사관리 기업 ‘세지윅’의 미셸 헤이 글로벌 최고인사책임자(CPO)는 "조용한 사직이 팬데믹 끝자락에서 다수가 겪고 있는 피곤, 좌절과 관련있다"며 "사람들이 우선순위를 재평가하고 있어 사회적 단절이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인터뷰를 통해 사직 요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 낮 시간 휴식, 연차 휴가를 장려하면 '번아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신건강 서비스 업체인 ‘리라 헬스’의 인사 임원인 조 그라소는 "조용한 사직자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환경에서 고통받는 직원일 가능성이 크다"며 "직원이 편안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심리적으로 안전한 직장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