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재판 앞두고 의회 청문회까지…'사면초가' 트위터 돌파구 있나

보안결함 폭로, 안보 우려로 번져
경영악화·사기저하에 인력 이탈
아그라왈 CEO 리더십 '식물상태'

퍼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 /개인 링크드인 프로필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의사 철회로 법정 다툼에 돌입한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내부 고발로 청문회까지 치르게 되는 겹악재를 만났다. 경영 악화와 사기 저하로 인한 인재 이탈까지 이어지며 퍼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의 리더십은 사실상 ‘식물’ 상태에 빠졌다.


25일(현지 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10월 인수 강제 소송 첫 재판을 앞둔 트위터는 이보다 한 달 앞서 다음 달 13일 열리는 미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집중 질타를 받게 됐다. 트위터의 전 보안 책임자 피터 자트코가 "50만 대가량의 서버 중 절반 이상이 구식 시스템으로 작동되고 회사 직원의 상당수가 이용자 계정에 깊이 접근할 수 있다"며 트위터의 취약한 보안을 폭로한 탓이다. 정치권은 트위터의 보안 결함을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중대한 이슈로 확대해 엄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사이버 보안 담당자로 일했던 재키 싱은 "폭로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위터는 보안상 위험이나 내부자의 운영상 실수를 막을 구조적인 통제 능력이 없다"며 "미국의 국가 보안에서 틱톡보다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연합뉴스


자트코가 트위터 경영진이 가짜 계정(스팸봇) 규모도 파악하지 못한다는 등 머스크 측에 유리한 내부 사정을 폭로한 가운데 다음 달 상원 청문회가 사실상 인수 강제 소송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사방에서 숨통을 죄어오자 아그라왈 CEO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는 자트코의 내부 고발에 대해 “일관성이 없고 부정확한 허구에 가깝다”고 비판했지만 머스크의 인수 제안 이후 부침을 겪으며 사기가 꺾인 직원들을 달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올 2분기 트위터가 광고 매출 둔화로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연말 성과급 역시 절반 수준으로 깎일 가능성이 높다. 트위터는 전날 열린 직원 회의에서 직원 이탈률이 18.3%까지 늘어 머스크의 인수 제안 이전(14~16%)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날 트위터에서 10년 이상 일했던 샌딥 팬디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메타의 인공지능(AI) 머신러닝팀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직원들의 동요는 더욱 커졌다.


한편 트위터의 침몰에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겸 전 트위터 CEO는 “가장 크게 후회되는 점은 트위터가 회사가 된 것”이라며 “트위터는 e메일처럼 일종의 프로토콜이 돼야 하고 누군가가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재판에 증인으로 설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