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법률대리인이 27일 법원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결정에 따라 원내대표에 의한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당의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 앞서 비상대책위원 및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관련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가처분 이의신청을 대리하는 황정근 변호사 명의로 배포한 ‘가처분결정 검토 및 현황분석’ 자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황 변호사는 서면 자료를 통해 “법원이 가처분 인용 결정을 하면서 직무대행자를 별도로 선임하지 않은 이상 이는 ‘당 대표 사고’에 준하므로 당헌(제96조 제5항·제29조)에 따라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 직무집행정지 결정만으로는 비대위가 바로 해산되는 것이 아니라 원내대표가 다시 ‘비상대책위원회(장의) 직무대행’이 될 뿐”이라며 “향후 비대위원 8인에 대한 별도의 직무집행정지가 되지 않는 이상 비대위원 8인의 법적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 측이 당의 비대위 체제 유지 방침과 관련 나머지 비대위원들에 대한 가처분 추가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을 반박한 것이다.
황 변호사는 현재 당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결정 취지에 대해서도 “현재는 당 대표 직무대행, 정책위의장 및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 3인뿐이므로 최고위원회가 그 기능을 상실한 것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근본적으로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것인지’ 여부나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비상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비대위를 설치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의 판단은 물론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정치의 영역이 섞여 있는 이른바 ‘Political Problem’(정치적 문제)이어서 사실상 그 판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 설치의 반사적 효과로서 당헌에 따라 최고위가 해산되며 이로써 사퇴하지 아니한 당 대표는 물론 모든 최고위원의 지위가 상실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당의 최고 규범인 당헌의 적용 결과인 것이다. 그 당헌이 헌법과 정당법을 위반한 것이 아닌 이상 비대위 설치로 인해 당대표직을 상실한다고 해서 그 결정이 정당민주주의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당 대표가 사퇴해야만 비대위를 설치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모든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당 대표만 남아 있는 경우에도 비대위를 설치할 수 없다는 이상한 결과가 되고 만다”면서 “당헌 제96조 제1항을 ‘당 대표가 궐위되거나 제27조의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이 사퇴하는 등으로 최고위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로 개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는 제안을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긴급총회에서 ‘권성동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할지 여부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릴레이 간담회 후 의총장으로 입장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중진 간담회에서) 현 사태에 관한 의견을 말했는데 결론이 난 건 없고 의총에서 더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