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제공]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에도 서울역 부근 쪽방촌에 목욕탕 겸 쉼터 ‘나사로의집’을 만들어 30여 년간 봉사한 김흥룡(사진) 목사가 26일 오후 4시께 부천성모병원에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83세.
1939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교 졸업 후 시작한 탄광 광부 일이 너무 힘들어 군 제대 후 무작정 상경했다가 서울역에서 1년 정도 노숙하며 구걸을 한 경험이 있다. 이때 목욕을 하지 못해 비참했던 경험이 후일 나사로의집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걸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잠바 벗어주기 운동’과 ‘지하철 내 서적 제공 운동’을 벌였고 대통령 표창과 서울시민대상 등을 받았다.
1978년 죽음의 위기를 넘긴 뒤 신학 공부를 시작해 1993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95년 퇴직 후 은행 퇴직금 3000만 원으로 서울역 부근 쪽방촌에 50평짜리 목욕탕 겸 쉼터인 나사로의집을 설립했다. 건물 옥상에 비닐하우스로 교회도 만들었다. 걸인들을 먹이고 입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목욕을 시켜주고 이발도 해줬다. 주변에서 헌 옷을 모아 나눠주기도 했다. ‘거지 왕초’라는 별명도 붙었다.
유족은 부인 문금자 씨와 2남 김한석(사업)·범석(더좋은세상 교회 담임목사) 씨, 며느리 이군자 씨 등이 있다. 빈소는 부천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29일 오전 6시, 장지는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이다. (032)340-7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