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제품의 품질과 성능 그리고 가격을 좌우하는 건 기술입니다. 나노팀이 전가차용 방열소재를 국산화하는 데에 처음으로 성공했지만 경쟁사들과 격차를 계속 유지해야 됩니다. 기술 개발에 더 전력을 쏟고 성장에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최윤성(사진) 나노팀 대표는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줄곧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회사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은 기술 경쟁력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딴 최윤성 대표는 지난 2016년 방열 소재 개발·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나노팀을 창업했다. 현재 전체 직원 중 생산 분야를 제외하면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기술 개발에 매달라고 있다. 이런 끈질긴 노력 끝에 국내에선 처음으로 전기차 방열 소재를 국산화하는 결실을 맛봤다.
방열소재는 열전도특성을 이용해 부품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기기 외부로 빼내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대세가 된 전기차에서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을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며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차량용 방열 소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그간 해외 업체들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하지만 나노팀이 국산화에 성공했고 현재는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재 아이오닉5, EV6 등 차종에는 나노팀이 만든 방열소재가 쓰이며 국내에서 탄탄하게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나노팀은 열계면물질(TIM, Thermal Interface Material) 연구개발 역량과 기술력을 높게 평가 받아 창업 초기에 기술보증기금을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보증연계투자로 진행해 민간 벤처투자자의 후속 투자가 이어지면서 성장 발판의 계기를 마련했다. 기보 측은 “나노팀은 배터리 방열 소재 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 창업기업으로 폭발적 성장이 기대되는 전기차 산업의 대표주자”라는 평가를 내놓을 정도다.
나노팀은 사업 초기 TV·발광다이오드(LED) 등에 필요한 방열 소재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협력업체 지원에 나서자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소재 분야로 뛰어들었다. 최 대표는 “해외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많은 이득을 취하고 있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면서 “다행이 국산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해내니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차 화재 사태 등에서 나노팀 제품에선 별다른 문제가 드러나지 않은 것도 업계의 신뢰를 높인 계기”라고 전했다.
이런 배경에 힘입어 회사는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70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145억 원) 대비 약 86.2%나 급증했다. 2020년 매출 역시 전년 대비 97.2% 늘어났다. 최 대표는 “전방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으며 나노팀 제품이 들어가는 차종과 고객사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열의 중요성이 커지고 소재의 국산화 추세가 나타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2021년부터 시작한 해외시장 개척의 성과가 2023년부터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오는 2025년까지 매출을 지난해 대비 10배 규모로 키우겠다는 게 최 대표의 포부다.
최 대표는 이를 위해 성장에 가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근 신규 사업장을 추가 건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노팀은 지난달 대전 유성구에 부지 면적 1만㎡ 규모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사업장을 신축했다. 이로써 생산 능력은 기존 월간 기준 1000톤에서 2000톤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자동차 전장, 전기 선박, 태양광 배터리 등에서도 지속해서 성과를 보일 것”이라며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나노팀은 2017년 기준 매출액 13억원의 소기업에서 출발해 4년 만에 270억원 규모의 매출과 103명의 임직원을 보유하게 됐다. 6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청구를 마친 유망중소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