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케뱅·밀리의서재 ‘IPO 진격’…KT, 계열사 가치 끌어올린다

구현모 '디지코 전환' 기치 아래
밀리의서재 예심후 곧 상장 추진
케이뱅크도 연내 등판 서두를 듯
스튜디오지니 등도 잠재적 후보


KT(030200)가 증시 시장 침체에도 밀리의서재·케이뱅크 등 계열사 상장에 속도를 내면서 침체된 IPO(기업공개) 시장의 구원군으로 나서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가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에 따른 성과를 투자자들과 나누며 경영 효과를 극대화하려 계열사 상장을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25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상장 직후 기업 가치는 2000억 원 안팎으로 거론되며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이다.






밀리의서재는 2016년 설립된 전자책 구독 플랫폼으로 약 5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 KT그룹 내 음악 콘텐츠 기업인 지니뮤직(043610)이 지분 38%를 464억 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가 됐다. 밀리의서재 상장은 구 대표의 ‘디지코’ 전환 의지를 대내·외에 거듭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한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KT 통신 가입자 유입 효과에 더해 지니뮤직·KT스튜디오지니 등 그룹내 다양한 콘텐츠 업체와 시너지를 낼 수 있어 밀리의서재의 상장은 KT에게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KT는 미디어·금융 등 비통신 사업의 IPO를 통해 계열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증시에선 통신 부문 실적을 바탕으로 KT의 적정 몸값을 논해왔는데 성장성이 높은 계열사들의 IPO를 완료하면 ‘복합 기업’으로서 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코스피 상장을 위해 거래소 심사가 진행중인 KT 계열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역시 ‘탈통신’ 기조를 보여준다. KT가 BC카드를 통해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가치를 높게 인정받으면 주가 상승 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케이뱅크의 몸값은 최대 8조 원까지 거론된다.


KT는 BC카드와 KT스튜디오지니 등 금융·미디어 분야 ‘중간 지주사’ 성격의 기업을 상장하려는 의사도 밝혀왔다. 이는 구 대표가 천명한 ‘지주형 회사’ 전환 추진과도 맞닿아 있다. 올 해 KT에서 분사한 KT클라우드도 잠재 IPO 후보 기업으로 꼽힌다.


KT는 실제로 ‘수익이 나는 유망 계열사는 빠르게 증시에 올린다’는 IPO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밀리의서재도 상반기 103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섰고 케이뱅크 역시 상반기 45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KT에선 “아직 상장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KT스튜디오지니 역시 올해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조만간 IPO 추진 일정이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 해 임기가 끝나는 구 대표가 연임을 겨냥해 밀리의서재·케이뱅크 IPO를 신속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밀리의서재는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11월까진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케이뱅크가 IPO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말 예심을 신청한 것도 ‘연내 상장’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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