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출시할 혼합현실(MR) 헤드셋의 상표 출원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금 MR 헤드셋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이머시브 헬스 솔루션이라는 기업이 ‘리얼리티 원’ ‘리얼리티 프로’ ‘리얼리티 프로세서’ 등 3종의 상표 출원 작업을 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머시브 헬스 솔루션은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보안을 위해 상표 출원을 이 회사의 이름으로 진행한 뒤 애플에 양도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국가에서 이 같은 상표 출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애플은 MR헤드셋의 운영체제(OS) 명칭으로 ‘리얼리티 OS’를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 바 있어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애플, ‘리얼리티’로 이용자에 각인 노리나
특히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에 있어 핵심을 이루는 현실(Reality)라는 단어를 채택하면서 애플이 앞으로 MR 제품의 확장성을 염두에 두고 정면 승부를 벌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상표 출원 진행 중인 명칭에 리얼리티 원도 있어 애플이 장기적으로 MR헤드셋 관련 생태계에서 구독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타는 10월에 캠브리아 출시로 선제 공격
이 같은 움직임은 이미 VR헤드셋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메타와 애플의 경쟁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5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오는 10월 VR헤드셋 ‘캠브리아’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기존에 출시한 오큘러스 퀘스트2보다 눈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쫓는 완성도 높은 헤드셋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저커버그 메타 CEO는 “눈의 움직임과 표정을 그대로 추적해 아바타가 실시간 재현하게 하는 기능이 눈에 띌 것”이라며 VR헤드셋의 향상된 기능을 언급했다.
다만 이 제품들이 출시된다고 해도 당분간은 높은 가격대에 소수의 이용자들에게만 소구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빠른 그래픽 처리 능력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고해상도 카메라, 주위 환경을 측정해주는 다양한 센서들, 시선 추적 기능 등이 필요하다 보니 애플의 경우 MR헤드셋의 가격대가 아이폰 모델 이상으로 책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메타의 캠브리아 모델도 가격이 800달러 이상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기 시장 선점이 대중화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초기 시장의 흥행 여부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