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30대 남성이 "봐달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뒤 그대로 도망갔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차주 A씨는 지난 21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지난 20일 오후 8시30분쯤 경기 고양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보면 귀가하던 A씨는 갑자기 빠른 속도로 중앙선을 넘어들어온 차량을 보고 깜짝 놀란다. 이후 해당 차량은 지하차도에서 차량 여러 대를 들이받고 달아난다.
이에 A씨는 이 차량을 제지하려고 정차했다. 그러자 차주는 "한 번만 가게 해주세요, 한 번만"이라고 읍소한다.
그러자 A씨는 "(지금) 사고 내셨잖아요. 당신 지금 사고 냈잖아"라고 소리쳤다. 그럼에도 이 차주는 "한 번만요, 한 번만"이라고 거듭 말한 뒤 A씨의 차도 들이받고 도망갔다.
황당한 A씨는 "아!"라며 짧은 탄식을 내뱉었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놀이동산도 아니고 범퍼카 타는 줄 알았다"며 "너무 어이없어서 말도 제대로 못 했다. 욕해봐야 시비 걸릴 여지를 줄 것 같아서 삭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경기 고양경찰서는 해당 차량을 운전한 30대 남성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B씨는 지난 20일 오후 8시 30분쯤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고양시 덕양구 신원지하차도 등지에서 차량 7대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도로에서 도주 중인 B씨의 차량을 발견해 붙잡았다.
B씨는 면허 취소(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 수준으로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