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민의힘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당의 혼란 상황을 수습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우리 당의 의원과 당원들이 중지를 모아 내린 결론이라면 그 결론을 존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여당 지도부 공백이 길어지고 있고 윤 대통령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질문에 “(의원들과 당원들이) 당과 국가 장래를 위해 합당한 결론을 치열한 토론을 통해 잘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이 법원의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결정에 대한 후속 조치로 당헌당규를 개정해 새 비대위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에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의 만남을 포함한 야당과의 협치’ 방안을 묻는 질문엔 “야당을 포함해서 국회와 함께 일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여야라는 게 경쟁도 하지만 국익과 민생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날 이 대표가 대표직 수락 연설에서 윤 대통령과의 영수 회담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전 비서관급 참모진 중폭 개편에 나선 이유를 묻자 “대통령실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에게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한 집단이 돼야 국민에게 제대로 봉사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늘 국가에 헌신적 자세, 업무 역량이 최고도로 유지돼야 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에도 물가 안정, 재난 피해 지원 등 민생 대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에는 제가 암사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며 “여러가지 어려운 경제 상황속에서도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뵙고 정말 고맙다는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함께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고위당정회의에선 기본적으로 국민에게 제일 어려움을 주는 게 물가인만큼 최소한 추석 성수품에 대해서는 1년 전 물가 수준을 최선을 다해서 유지하기로 방침을 잡았다”며 “이번 수해로 인한 재난지원금이 피해가구와 소상공인에게 추석 전까지 확실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라빚이 몇년 사이 많이 늘어 1000조 원에 육박하고 물가와 전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정부도 (재정을) 긴축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걸 국민 여러분도 아실 것”이라며 “그렇지만 서민, 어려운 분들, 미래를 위한 투자 등 돈 쓸 때는 확실히 쓰겠다. 국민 여러분이 어려운 가운데도 최선을 다하고 계신데 저도 대통령으로서 이번 주 열심히 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