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후자금 77조 날아갔다…국민연금 '최악 손실' 현실로 [시그널]

국민연금 6월말 운용수익률 -8.0% 공개
기금 규모 작년말 948.7조서 882.7조로

지난해 말까지 950조원의 기금 규모를 넘보던 국민연금이 올 들어 최악의 운용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반기까지 약 77조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올 해 상반기까지 기금 운용 수익률도 -8.0%로 추락했다. 국민연금이 올 들어 운용 수익률 방어에 실패하면서 연간 기준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29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 들어 상반기까지 누적 수익률이 -8.0%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5월까지 누적 수익률은 -4.73%였는데 한 달 사이 3.27%포인트 하락했다.


기금 운용자산은 6월 말 기준 총 882조 7000억 원이다. 한 달 전 912조 3550억 원에서 29조 655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올 들어 운용 손실액은 76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별로 수익률은 국내주식 ­-­19.58%, 해외주식 -12.59%, 국내채권 -5.80%, 해외채권 -1.55% 순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주식 부문 수익률이 저조했으며 특히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이 가장 낮았다. 다만 부동산이나 사모펀드 등에 자금을 투자하는 대체투자 부문은 7.25%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수익 대부분은 환율 상승에 다른 이익과 배당 수익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체투자 부문은 유일한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까지 수익률은 부실 자산을 파악할 수 있는 '공정가치 평가'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국민연금이 수익률 방어에 실패한 것은 주식 부문 손실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부문 수익률은 전달 대비 각각 12%포인트, 4%포인트씩 추가로 급락했다. 상반기 기준 국내 주식 투자액과 해외 주식 투자액은 각각 132조 원, 236조 원인데, 국내외 증시 급락으로 투자 손실폭이 커졌다. 국민연금은 SK하이닉스(000660) 등을 비롯해 국내 주요 코스피 상장사의 대주주로 있다.


채권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 영향으로 보유 채권의 평가 손실이 크게 늘었다. 다만 채권은 국가 및 기업의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만기 보유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올 들어 최악의 운용 손실을 기록하면서 연간 손실 우려도 커졌다. 국민연금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2008년과 2018년 두 번의 연간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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