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간 노후자금 77兆…국민연금 상반기 '최악 손실'

국내 주식 투자만 20% 마이너스
상반기까지 누적 수익률은 -8%

지난해 말까지 950조 원 규모를 넘보던 국민연금이 올 들어 상반기까지 -8.0%의 기금운용수익률을 기록하며 약 77조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최악의 손실로 국민연금 기금 규모도 1년 만에 900조 원이 붕괴됐으며 연간 기준 수익률이 세 번째로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9일 상반기까지 누적 수익률 -8.0%로 76조 7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5월까지 수익률이 -4.73%였는데 6월 국내외 증시가 크게 하락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 통화 긴축에 나서 주식·채권 손실률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882조 7000억 원(6월 말 기준)으로 전달(912조 3550억 원)보다 30조 원 가까이 급감하며 1년 만에 900조 원대가 무너졌다. 지난해 말 948조 7000억 원이었던 전체 기금 규모가 상반기 보험료 수입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인 76조 7000억 원의 운용 손실을 기록해 880조 원대로 줄어든 것이다.





국민연금은 상반기 사상 최대 손실에 대한 여론의 비난을 우려해 이달 25일 기준 수익률이 약 -4%(잠정)로 회복됐다는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으나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26일(현지 시간) 급락한 데다 국내 증시 역시 이날 2%대의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6월까지 국민연금의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 주식(­-­19.58%), 해외 주식(-12.59%), 국내 채권(-5.80%), 해외 채권(-1.55%) 순으로 저조했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은 유일하게 7.25%의 수익을 냈지만 연말 공정가치 평가를 반영하면 조정이 불가피하다. 국민연금이 상반기 최악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2008년과 2018년 두 차례의 연간 수익률 마이너스(-)가 재연될 우려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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