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기서 중 가장 매혹적” 금병매,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





출판사 문예춘추사는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등과 함께 중국 4대 기서(奇書)로 꼽히는 ‘금병매’를 10권 전집 형태로 국내 최초 완역(完譯)본으로 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금병매’는 중국 명나라 때 소소생(笑笑生)이라는 필명의 작가가 벼락부자 서문경을 중심으로 봉건사회의 치부와 인간의 모순, 도덕의 타락 등 당시 사회의 추악하고 어두운 면모를 폭로한 소설이다. 음란과 인정(人情) 사이에서 인간 운명의 정곡을 찔러 ‘천하제일기서’로도 불린다. 4대 기서 가운데에서도 가장 은밀하고 서사 구조가 매혹적이다. 다른 3대 기서가 영웅이나 초인의 삶을 그려낸 것과 달리 금병매는 평범한 인간의 욕망과 날것의 삶을 세태 속에 녹여낸다.


이 소설은 생생한 인물 묘사와 함께 당시 명나라 시대 중국의 모습을 제대로 반영해 문학적 가치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큐정전’ 작가 루쉰은 금병매를 두고 “명나라 때의 소설 가운데 인간의 세태를 가장 잘 표현한 인정소설(人情小說)”이라고 평했다. 소설 속 성 묘사는 당시 사회의 모순과 인간의 정신 상태를 폭로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부패 정치인의 적나라한 성생활을 풍자했다는 등 이유로 청나라 때는 음서(淫書)로 낙인찍혀 출판·유포가 금지됐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도 노골적인 부분이 삭제된 축약본 형태로만 소개됐다. 이번 완역은 '금병매 연구'로 이 분야 최초로 박사 학위를 받은 강태권 국민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강 명예교수는 그 동안 삭제됐던 내용과 작품 속의 시(詩)와 사(詞)도 빠짐없이 번역해 독자들이 온전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각 권 292∼356쪽. 각 권 1만3800원, 세트 1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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