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얼라인, '이수만 SM엔터 이사회' 물갈이 나선다

이수만 개인회사에 조치 없으면 손배 청구와 함께 추진
주주들 뭉쳐 3월 감사 선임 성공해 이사회 재편 가능성
이수만 등 대주주 백기사 확보 어려워 매각 재추진 관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를 설립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에 주주 가치 제고를 촉구해 온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에스엠이 어떤 응답도 없자 향후 이사회 개편 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올 3월 에스엠 주주총회에서 기관 및 소액주주들과 힘을 합쳐 후보로 내세운 감사를 압도적 찬성으로 선임한 바 있어 경우에 따라 에스엠의 경영권이 내년 초 바뀔 수도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의 한 고위관계자는 30일 “서한을 보내 요구한 이수만 총괄의 개인 기업인 ‘라이크 기획’ 문제에 에스엠이 개선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이사진 모두 올 해 임기가 끝나는 만큼 내년 주총에서 새 이사진 선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얼라인은 17일 에스엠에 '라이크기획' 문제 개선안을 9월 15일까지 제시해달라는 주주 서한을 보냈다. 얼라인은 이날까지 어떤 답변이나 계획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에스엠 지분을 1% 넘게 보유한 얼라인은 라이크기획이 에스엠에서 올 상반기에만 114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챙기는 등 지난 20년 간 수취한 금액이 1500억 원에 달한다며 이수만 총괄의 개인 회사에 수익성 높은 일감을 몰아줘 에스엠 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얼라인 고위관계자는 "요구 시한까지 에스엠이 개선안을 내놓지 않으면 이사회 회의록 열람권을 청구하고 이사진에 우선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얼라인측은 이사회 구성을 놓고 표 대결을 원치 않지만 에스엠이 흑자 사업은 이수만 총괄에 몰아 주고, 와이너리 및 식음료 등 적자 사업은 회사가 떠안도록 한 구조에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 상당수가 비판적 입장이어서 실제 주총에서 붙으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투자업계의 한 핵심관계자도 “이 총괄측 에스엠 지분이 20% 정도로 적은데 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의 방안도 막혀 이사진 선임을 놓고 표대결이 붙으면 얼라인측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스엠은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 2명을 신규 선임하려다 주주 반발에 밀려 실패한 반면 얼라인은 추천한 감사를 81.3%에 이르는 압도적 찬성률로 선임한 바 있다. 당시 의결권 지분 6.3%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비롯해 16개 기관투자가들이 얼라인측 감사 선임에 찬성했다. 얼라인 고위 관계자는 “에스엠 자회사 중 돈을 버는 사업은 이수만 총괄이 지분을 갖고, 적자 사업은 에스엠의 100% 자회사로 두고 오너처럼 좌지우지한다” 며 “(에스엠) 지배구조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얼라인이 배수진을 치고 이수만 총괄의 개인 회사 문제에 개선안을 압박하면서 이 총괄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이다. 이 총괄 입장에선 지금처럼 얼라인 요구를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주총 표대결을 대비할 수 있고, 얼라인측 요구를 극적으로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 총괄이 1년 가까이 에스엠 지분 매각을 CJ ENM(035760)이나 카카오(035720) 등과 협의하다 진척이 없었는데 일부 조건을 완화해 전격적으로 회사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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