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인성·사회성을 교육하기 전에 먼저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감수성’이라고 시인 겸 미학자인 프리드리히 실러가 얘기했어요. 전에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현장에서 미술관 교육을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감수성은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고유한 성질인데 그 감수성을 통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죠. 나무로 치면 뿌리가 곧 감수성입니다. 튼튼한 둥치와 무성한 가지, 화려한 꽃과 잎을 지탱하는 뿌리 말이죠. 감수성은 남과 소통하고 외부 자극을 건강하게 수용할 수 있는 힘이 되는데 그 감수성 교육에 예술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예술을 통한 감수성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이삭 헬로우뮤지움 관장은 24일부터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한 ‘감수성 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 관장은 “창의성과 사회성의 저변이 되는 감수성은 조기교육을 통해서만 형성되는데도 감수성 교육을 시키는 곳은 딱히 없다”면서 “감수성의 기질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건강한 외부 자극이 필요한데 순수예술만큼 좋은 외부 자극은 없다”고 말했다. 미술관은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어떤 작품을 감상할 것인지를 강의하고, 미술을 넘어 음악·무용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시킨다. 김 관장이 오래 전부터 교사 연수를 추구했으나 예산이 부족해 실천하지 못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후원하는 SBS문화재단이 조력자로 나서면서 이번에 성사됐다.
어린이 미술관이 동네마다 들어서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 인력 양성이 병행돼야 한다. 김 관장은 “헬로우뮤지움은 지난 15년간 약 300명의 예술교육 전문 인력을 배출했다”면서 “장·단기로 미술관에 일하면서 어린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며 어린이 문화 기획을 어떻게 하는지를 배워 민들레 홀씨처럼 전국의 문화 기관, 문화 재단에서 일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어린이 예술교육에 대한 수요와 전문 인력 양성 및 공급이 원활하게 매칭되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인구절벽을 걱정하는 현실이지만 어린이 관련 기관의 관객은 결코 줄지 않습니다. 팬데믹 기간에 제대로 문을 열지 못한 헬로우뮤지움도 지난 3년 동안 연간 3만 명의 온라인 관객이 7만 명까지 늘었습니다. 더 많은 우리 어린이들이, 좀 더 어릴 때부터 질 좋은 예술교육과 미술관 교육을 경험해 더욱 건강한 미래 인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