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시도 도밍고의 굴욕…'오케스트라 기립거부'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서 이틀간 공연…"올해 최악"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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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테너로 불리며 오페라계의 슈퍼스타로 군림했던 플라시도 도밍고(81·사진)가 연이은 악재로 씁쓸한 노년을 맞고 있다.


도밍고는 올해로 99회째를 맞은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6월 17일∼9월 4일)에서 지난 25∼26일 이틀에 걸쳐 공연했다. 첫날은 '도밍고 인 베르디 오페라 나이트'에서 직접 주연을 맡았고, 둘째 날에는 오페라 '투란도트'의 지휘자로 나섰다.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의 고대 로마 원형 극장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열리는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야외 오페라의 대명사'로 꼽힌다.



하지만 도밍고의 공연은 올해 '아레나 디 베로나'에서 열린 공연 중 최악이었다고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가 30일 보도했다.


도밍고는 25일 공연 중 자주 가사를 까먹었고, 마지막 오페라 '맥베스' 공연 때는 성량이 딸려 관객들을 실망하게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공연이 끝난 뒤 기립박수가 한동안 이어졌다. 무대 중앙으로 불린 도밍고는 기립박수에 답례하기 위해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일어서라는 손짓을 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는 이를 거부하고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도밍고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앞서 베로나 시민단체는 성 추문에 휩싸인 도밍고가 베로나에서 공연하는 것 자체를 저지하려고 했다. '20세기 최고의 테너', '오페라의 제왕'으로 불렸던 도밍고는 2019년부터 20여 명의 여성이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폭로를 쏟아내 그동안 쌓아둔 명예가 땅으로 떨어졌다. 이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를 떠났고,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상임 지휘자 자리를 내놔야 했다.


그는 특히 최근 아르헨티나의 성매매 조직에 연루된 의혹까지 제기돼 설 자리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CGIL의 베로나 지부와 베로나 페미니스트 협회는 도밍고를 따라다니는 성 추문을 언급하며 "'갈라 도밍고 2023' 공연은 취소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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