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년 50% 가까이 뛰었던 의왕·시흥·오산·송도 아파트 값이 올해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단기간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고점 인식 및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세 위축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경기 의왕시 아파트 값은 2.9% 하락해 부동산원이 주간 매매 가격 변동률을 공개하는 수도권 78개 시군구 가운데 여섯 번째로 큰 하락률을 보였다. 의왕시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아파트 값이 누적 53.0% 상승해 전국에서 오름세가 가장 가팔랐던 곳이다.
지난 2년 동안의 상승률과 비교하면 최근 하락률이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지역 내에서는 지난해 신고가에서 가격이 수억 원 떨어진 실거래가 다수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월 16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며 화제를 모았던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전용 84.98㎡는 올 6월 13억 원에 거래된 데 이어 7월에는 11억 9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1년 사이 실거래가가 4억 4000만 원(27.0%) 하락한 것이다.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거래된 건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매물 호가는 12억 원까지 내려온 상태”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6월 9억 1000만 원(8층)에 손바뀜된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센트럴자이’ 59.95㎡는 올 7월 7억 8000만 원(16층)까지 1억 원 이상 떨어졌다. 인근 ‘e편한세상 인덕원 더퍼스트’는 지난해 10월 12억 5000만 원(19층)으로 신고가를 썼지만 이후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해 올 8월에는 무려 5억 5000만 원(44.0%) 내린 7억 원(14층)에 거래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서 매수 부담감 또한 커지면서 하락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호황기 당시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던 수도권 여타 지역에서도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0년~2021년 48.9%로 전국 4위 상승률을 기록한 경기 시흥시 아파트 값은 올해 들어 3.7% 하락해 수도권에서 세 번째로 많이 떨어졌다. 이외에도 호황기에 50.1% 올라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오른 인천 연수구 아파트 값은 올해 2.9% 떨어져 수도권 내 하락률 5위를 기록했으며 전국 3위 상승률(50.0%)을 보인 경기 오산시 아파트 가격은 올해 수도권에서 세 번째로 가파르게 하락(-3.2%)하고 있다. 올해 수도권 하락률 1·2위 지역인 경기 화성시(-4.0%)와 수원 영통구(-3.7%) 또한 호황기에는 각각 35.5%, 43.0% 급등했던 곳들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지난해 급격하게 가격이 오른 지역들은 수도권 외곽에 자리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늦게 오른 지역들”이라며 “수요가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금리 유동성이 빠지고 매수세가 강하게 위축되자 가장 먼저 조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