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가 석 달 이상 밀린 비율인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 6월 말 기준 또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금융 당국은 각종 금융지원 조치로 지표가 착시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은행권의 건전성 점검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고정이하여신)이 전 분기 말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0.41%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하면 0.1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2020년 3분기 이래 8개 분기 연속으로 역대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실채권은 10조 3000억 원으로 1분기 말보다 5000억 원 줄었다. 기업 여신이 8조 6000억 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83.8%를 차지했다. 가계 여신은 1조 5000억 원, 신용카드 채권은 1000억 원을 차지했다.
2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은 2조 3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5000억 원 늘었다. 전 분기에 신규 발생한 부실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신규 발생한 기업여신은 전 분기보다 5000억 원 늘어난 1조 7000억 원이었다. 신규 발생한 가계여신은 5000억 원으로 전 분기와 유사했다. 2분기 중 정리된 부실채권은 2조 9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000억 원 늘었다.
부문별 부실채권비율로 보면 기업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0.55%로 전 분기보다 0.06%포인트 감소했다. 대기업여신은 0.67%, 중소기업 여신은 0.50%를 기록했다. 각각 전 분기보다 0.14%포인트, 0.03%포인트 하락했다. 가계 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0.17%로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은 0.11%로 전 분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기타 신용대출은 0.3%로 전 분기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자산 건전성 지표가 현재까지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실채권비율이 계속 하락할 뿐만 아니라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분기 말 205.6%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충당금 잔액도 21조 1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5000억 원 올랐다.
다만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등 조치로 착시효과일 가능성,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 측은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해 본연의 자금 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분기별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내역을 지속 점검하고 자본 비율이 취약한 은행에 자본 확충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