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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심 청취를 위한 ‘타운홀 미팅’의 첫 방문지로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죽고자 하면 산다 것처럼 사즉생의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며 검찰의 소환 통보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했다.
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 나은 민주당’ 만들기 타운홀 미팅에서는 민주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이 대표를 비롯해 박찬대·서영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일반 당원, 권리 당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민주당은 공천에서 원칙과 공정성을 잃어 실패했다”, “동일한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은 출마 금지해야 한다” 등 다양한 지적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호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자식 같은 존재다. 좀 잘해주면 좋겠는데 왜 자꾸 엇나가는지, 기대에 못 미치는지, 혼내고도 싶고, 회초리도 들어서 훈계하고 싶을 것이다”라며 “마음에 꽉 차지는 않으나 천륜으로 어쩔 수 없는 부모·자식 간의 느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식 같은 민주당이 뭐가 문제인지 오늘은 여러분의 말씀을 많이 듣겠다"며 당원과 시민의 의견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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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이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인 이유를 원칙 없는 공천에서 찾았다.
한 당원은 “민주당에 대한 광주·전남의 지역민들의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며 “민주당의 공천은 원칙과 공정성에서 실패했다. 전남 지역민은 분노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더는 민주당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당원도 “군의원에 출마했는데 (당이) 돈으로 공천을 갈라치기 했다”며 “군의원이 되면 군민은 전혀 없고 표 관리만 한다. 도의원도 마찬가지다.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참석자들은 “당 개혁을 위해 동일 지역구에 3선 이상은 출마를 금지해야 한다”, “상시 암행감찰단을 만들어 선출직을 감시하자”는 주장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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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민심을 들은 이 대표는 “압도적인 지지를 통해 민주당의 선장으로, 제일 큰 머슴으로 뽑아준 것에 감사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민주당이 제 역할을 하고 이재명이 당 대표로 헌신하라는 명령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좋은 지적과 아프지만 필요한 지적을 해주셨다"며 "여러분의 열정과 열망이 대한민국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이끌어가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포기는 이 사회의 기득권자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준다”며 “포기하지 말고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민주당의 중심이 광주·전남에 있다는 자신감을 갖자”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검찰 소환 통보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준 표 하나하나가 국민들이 더불어 함께 사는 대동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민주당에 대한 주문이다”라며 “저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죽을 힘을 다하겠다. 죽고자 하면 산다 것처럼 '사즉생'의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