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형제들 온다"…IPO시장 침체 뚫을까 [시그널]

골프장 사업자 1위 '골프존카운티' 이어
골프용품 유통업체 '골프존커머스'도 상장
상장 예심 통과…코스닥 연내 입성 가시권
골프 인구 '500만 시대' 힘입어 흥행 기대감

/이미지투데이


골프존뉴딘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잇달아 기업공개(IPO)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골프 산업의 구조적 성장에 힘입어 그룹사 기업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다만 자본시장이 최근 침체된 데다 단기적으로 국내 골프 산업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공모 흥행 여부에 변수로 꼽힌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골프존커머스는 지난 1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5월 초 예심 신청서를 낸 지 4개월 만이다. 시장에선 골프존커머스가 준비를 마치는 대로 올 상반기 실적을 반영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골프존커머스는 코스닥 시장에 약 2617만 주를 상장할 예정이고 이 중 786만 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예심 당시 희망 공모가로 9000~1만 원을 제시해 상장 직후 2500억 원 안팎의 몸값을 인정받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존커머스는 IPO를 통해 약 7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며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골프존커머스는 골프클럽·의류 등을 판매하는 국내 1위 골프용품 유통 업체다. 오프라인 매장인 ‘골프존마켓’, 골프 전문 온라인 쇼핑몰 ‘골핑’을 운영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97.09%의 지분을 확보한 골프존뉴딘홀딩스다.


골프존커머스와 마찬가지로 골프존뉴딘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골프존카운티 역시 지난달 22일 거래소의 예심을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공모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NH투자증권·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고 있는데, IPO를 통해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골프존카운티는 골프장 18곳에 총 387개 홀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1위 골프장 사업자다. MBK파트너스(58.3%)와 골프존뉴딘홀딩스(41.6%)가 주요 주주다. 시장에선 골프존카운티가 2조 원 안팎의 공모가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프존뉴딘그룹이 두 계열사 IPO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골프 산업이 구조적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작년 골프 인구가 515만 명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2017년(386만 명)보다 33.4% 늘어난 규모다. 2030 세대가 ‘신규 고객층’으로 유입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골프 이용객 수는 지난해 5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올 상반기까지도 골프 시장 활황이 이어지면서 골프존뉴딘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골프존커머스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1958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98억 원에서 129억 원으로 33% 늘었다. 골프존카운티 역시 2022년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작년 1~6월보다 20.1%, 33.6%씩 증가한 1482억 원, 469억 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골프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며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골프 산업이 급격히 커졌는데, 골프존뉴딘그룹 계열사들의 IPO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골프존뉴딘그룹 입장에선 골프 호황기를 이용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유인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골프존뉴딘그룹 계열사 중에선 골프존뉴딘홀딩스(지주사), 골프존(스크린골프)만 증시에 상장해 있는데, 골프존커머스·골프존카운티도 증시에 입성하게 되면 그룹 전체의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


문제는 최근 IPO 시장이 적잖이 침체돼 있다는 것이다. 올 해 상장 연기 의사를 밝힌 대기업만 해도 현대오일뱅크·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원스토어·CJ올리브영·태림페이퍼 등 다양하다. 높은 금리 수준으로 인해 ‘위험 자산’인 공모주에는 투자하지 않으려는 유인이 강하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와 가처분소득 감소에 따른 국내 골프 산업 ‘역성장’ 우려 역시 이들 회사의 IPO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지난 달 25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제시한 2.7%보다 0.1%포인트 내린 2.6%로 낮췄다. 2023년 성장률 추정치는 기존 2.4%보다 0.3%포인트 낮춘 2.1%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선 골프업계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과 단기적으로 침체기를 맞을 수 있다는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