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감기약의 사용량-약가연동제 적용 완화 또는 제외를 놓고 업계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원제약(003220) 등 주요 감기약 업체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업체에 증산을 요청한 만큼 약가연동제 적용 완화 또는 제외는 유력시 되지만 올해보다 내년 감기약이 덜 팔릴 것이라는 분석 등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4일 거래소에 따르면 2주 전 금요일인 8월 26일 1만 6350원 이었던 대원제약 주가는 지난주 금요일인 9월 2일 1만 6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000100) 주가는 5만 7000원에서 5만 6000원으로 보령(003850) 주가는 1만 450원에서 1만 150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사용량-약가 연동제는 제약업체가 전년보다 공단에 청구하는 금액이 60% 이상 늘어나는 등 많이 팔린 의약품에 대해 건보 적용 약값을 인하해 재정을 확충하는 제도다. 감기약은 올해 3월 1800만 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되면서 판매량이 급증해 적용 대상이 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급 불균형이 우려되는 약품은 사용량 증가 시 가격을 인하하는 약가 연동제 적용을 완화해 제조사가 망설이지 않고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국정부와 민건강보험관리공단은 사용량-약가 연동제 예외 적용과 관련해 업계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상반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의 감기약 관련 매출이 크게 늘었다. 모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치료제를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등 기존 감기약으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원제약 ‘코대원F/S’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146.2% 증가한 229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전체 매출 199억 원을 반기 만에 훌쩍 넘어섰다. 동아제약의 감기약 ‘판피린’은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8.6% 늘어난 127억 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의 ‘코푸시럽’과 ‘코푸정’은 올해 2분기에 매출이 전년 동비보다 154.2% 늘어난 73억 원에 달했다. 보령의 진해거담제 ‘용각산’도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2% 늘어난 3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방침을 감안할 때 업계가 우려하는 내년 약가 인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약가가 떨어지지 않더라도 감기약 판매량이 지금처럼 많을 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한다고 하더라도 올해만큼 재유행세가 거셀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기약 판매 호조로 일부 업체의 매출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며 “하지만 감기약으로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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